인천광역시/강화군

[스크랩] 강화도 / 고인돌 군(群)

임병기(선과) 2008. 6. 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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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는 늘 즐기려는 자세로 다녀야한다고 설을 풀고 다니지만, 자기와 견해, 관점이 다른 사람을 만난 것도 아니 즐거웁지 않겠냐만은, 그 분야에 안목이 높은 전문가와 동행한다면 금상첨화임에 분명할진데,이번 답사에는 강화도에서 학예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현재는 경남 창원 문화재연구소에 근무하시며 창녕 송현동 고분 발굴 현장에 파견나가 있는 분과의 동행이라 나에게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분의 전공이 매장문화와 거석문화인지라 고인돌 답사에서는 더 없이 좋은 기회이지 않는가?
순천의 고인돌 공원을 모델로 하려는지 고인돌 공원을 조성중인 곳에 위치한 강화 고인돌은 들판 한 그운데 우뚝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순천의 고인돌 공원이 주암댐 건설로 수장되는 고인돌을 옮겨와 조성된 것이지만 본래의 자리 주변 환경을 고려 갈대도 심고 약간의 인위적 구릉,돌을 옮기는 과정을 재현한 것뿐만 아니라 고인돌 축조과정을 영상물로 상연하고 있어 매우 흥미가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강화 고인돌 공원은 들판 가운데에 조성중이라 구릉도 보이지 않으며, 영국과 아르핸티나 이스터(?) 섬의 거석도 축조되어 있어 내게는 어색하다. 그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걸어가는 중에 학예사에게 "고인돌은 일반적으로 앞이 탁 터인 구릉지대에 축조되지 않나요?"질문을 하였더니...


"강화 고인돌은 구릉보다는 산 정상에 조성된 곳도 많이 있다며" 이는 고인돌이 무덤 뿐만 아니라 마을간의 경계의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함을 시사하는 것 이란다.
아무튼 강화고인돌은 북방식 고인돌의 남방한계선이라시며 남한에서 가장크며 무게 약 100톤으로 추측되며. 강화 고인돌은 두 지역의 고인돌을 일직선으로 연결하면 중앙에 위치해 있어 고인돌 축조의 의례를 통해 집단간의 관계를 심화시키며, 정체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볼 수도 있다며, 고인돌의 축조 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내 기억으로는 고창에서도 북방식 고인돌을 본 것 같은데...
2000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등록한 고인돌은 크게 지상에 무덤방이 있는 탁자모양이며, 남방식은 한강이남에서 주로 분포하는 무덤방이 지하에 있고 바둑판을 닮아 바둑판식이라 부르며, 그 외에도 무덤방이 지하에 있으나 덮개돌 사이에 받침돌이 없는 개석식으로 크게 대별된다.


강화고인돌을 나와 오상리 고인돌을 향하시며 강화도의 고인돌 분포 현황을 상세하게 설명을 하시며 차창에 펼쳐진 들녘을 가리키며 고려시대에 간척사업으로 조성되었다고 부연설명을 하시다.
오상리 고인돌군은 12기가 분포되어 있고, 단국대에서 발굴 결과 곡옥 등이 발굴되어 이곳에 정착한 부족이 북쪽에서 이주해온 것을 알 수 있으며 부족사회에서 계급이 형성되었음을 암시한다고 했다.


그렇다. 꼭 곡옥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거대 고인돌을 조성하기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을 것이며, 인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분명 위계 질서가 확고 했을 것이고 족장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미루어 부족사회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다시말하자면 수렵 채취의 생활에서 일정 장소에 정착하여 경작 생활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 유물이 고인돌인 것이다.


일행들이 대부분 내려간 후에도 5~6명이 남아 학예사의 거석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던 중에 넌지시 "오상리 고인돌의 분포를 보니 약간의 경사진 곳 가장 높은 곳의 고인돌이 가장 크며 밑으로 내려갈 수록 크기가 작아지는 것으로 보아 가장 큰 고인돌이 시대가 앞선 것이 아니겠냐고" 질문을 하였더니 재미있는 해석이라며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으신다.


오늘날에도 같은 지역에 조상의 묘를 단장할 때도 가장 높은 곳에 선대 할아버지 묘를 모시며 봉분의 단장 즉 석물도 윗대에 조성되 있지 않으면 후손들 무덤에도 조성 않으며 꼭 단장을 할 경우에는 선대 할아버지 무덤에도 같이 단장하지 않느냐라고 답 했더니 수긍이 간다고 하신다.


더욱 즐거운 것은 12기의 고인돌 앞에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1인 1기의 고인돌 관리 푯발이 있기 때문이었다.
안동에서 근래 시작된 1가구 1문화유산 관리 운동보다 더 앞서 강화섬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문화유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 저물어 가는 해가 너무도 곱게 보이더라.

2004.11.04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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