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구미시

[스크랩] 구미 / 황상동 마애불

임병기(선과) 2008. 6. 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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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곁에 있기에 관심에서 멀어져 있고 답사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곳이 내 주위에도 많이 있다.
모두 휴가를 떠난 자리를 혼자 독차지 하는 즐거움을 누리던 차에 거래처로 부터 날씨도 더우니 아침
일찍 방문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오전중 미팅을 마치고 나니 불현듯 황상동 마애불이 눈 앞에 어른
거려 참을 수가 없더라.
경기침체, 불경기가 없는 곳 구미 3공단 전자단지를 거쳐 해평으로 향하는 나지막한 돌고개(石峴)
마루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홀로 우뚝 솟은 자연 암석 전면에 고부조의 마애불이 반긴다.
무궁화가 만발한 좁은 길을 들어가서 안내문 앞에서면 누구든지 기막힌 전경에 입을 다물지 못 할 것이다.
즉,안내문이 1단의 토축이고, 3단에 황상동 마애불이 위치해 있는데 놀랍게도 2단 토축 위에 가건물
형태의 석가가모니불을 모신 법당이 있어 투명한 후면 유리를 통해 마치 적멸보궁에서 사리탑을 
보는 듯한 형상이다.
자연스럽게 법당으로 유도하여 마애불을 친견하라는 암시인지는 모르지만 근접거리에서 마애불을
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 법당을 우회하여 균열과,마모가 심한 탓에 골굴사 마애불의 차양막과
동일한 차양막이 설치 되어 있는 마애불을 친견하였다. 
마애불 조성 배경에 대하여 전해오는 전설은--백제군에 쫓기던 당나라 장수가 어느 여인의 도움으로
이 바위 뒤에 숨어 목숨을 구했는데 이 여인은 간 곳이 없어 이 여인을 부처님으로 생각한 장수가
바위에 불상을 조각 했다--마애불이 고려초의 거대불로 미루어 보면 편년의 차이는 있는 듯 하다.


바위에 고부조로 새겨진 마애불은 머리에 방형의 판석을 올려 놓아 미륵불임을 시사하며,보름달 같은
얼굴,가는 눈,삼도,얕은 소발,선각의 통견, 입술이 매혹적이며 하체가 튼튼해 보였다.
복련의 연화대좌가 희미하며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두 손을 펴서 가슴에 가져간 수인이고, 마애불이
새겨진 뒷면의 바위가 자연스럽게 주형거신광배 처럼 눈에 들어왔다.
안내문의 설명이 아니라도 고려초의 거대불의 하나 임을 쉽게 알 수 있으며 고려 집권층의 전략적
문화 정책의 발로이었겠지만 현재는 별로 찿는 사람 없는 외진 곳에서 한 시절의 영화를 꿈꾸고 서
있는 듯하다.
				
2004.08.03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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