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부산시

부산...전복 채취 금령 표석

임병기(선과) 2020. 12. 2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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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암리 월경 전복 채취 금령 불망비(孝岩里 越境 全鰒 採取 禁令 不忘碑)

부산시립박물관 야외전시장.

금표석의 본래 위치는 기장군 장안읍 효암리이며, 2004년 시립박물관으로 이건.

 

오늘 부산시립박물관  주 답사 목적인 전복 채취 금령 표석입니다.

우리나라에는 궁궐에 공급하는 소나무를 비롯하여 산삼, 밤 등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방방곡곡에 금표비를 세웠습니다.

이 표석은 경상 좌병영(울산) 군사들이 경계를 넘어 기장현의 전복 채취를 금지하는 내용을 새긴 표석입니다.

 

우리나라의 금표비

http://blog.daum.net/12977705/8726208?category=5096

 

 

금령 표석을 세운 배경은 조선 왕조실록에 실린 양산 군수 윤노동의 상소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정조실록 50권, 정조 22년 11월 29일 무자 6번째기사

1798년 청 가경(嘉慶) 3년

진전·환곡·소금·대동 면포 등에 대한 양산 군수 윤노동의 상소

 

양산 군수(梁山郡守) 윤노동(尹魯東)이 구언 전지(求言傳旨)에 응하여 상소하기를

 

(중략)

 

민호(民戶)나 전결(田結) 수에 따라 거두어들이는 일이 없는 고을이 없지만 기장(機張) 한 고을에서 더욱더 심합니다. 창미(倉米) 8백 석을 해마다 관청에다 잡종 및 각양(各樣)의 으레 내려주는 명목으로 인하(引下)해 주었는데도 매결당 8두씩을 나누어 배정하여 더 받아들여서 원곡식에 채워 넣습니다.

 

그러고서도 또 부족하여 산결(散結)의 축난 쌀이라는 명목을 붙여 6두씩을 더 거두고, 왜인들에게 지급하는 곡식에서 축난 것과 사수(射手)나 포수(砲手)에게 지급하는 곡식에서 축난 것이라는 명목으로 결수에 따라 거두는 것이 또 1백 석 가까이 되며, 왜선(倭船)이 표류하여 올 경우 공적으로 내는 세가(貰價)를 호구수에 따라 거두는 것이 1년에 또 4, 5백 금이 넘고, 전선(戰船)을 한 번 고칠 경우 선재(船材)를 끌어오는 값이 또 1천 2, 3백 금에 이릅니다.

 

그리고 본현 역시 진상하는 고을이므로 전부터 병영(兵營)에서 전복을 채취하거나 수영(水營)에서 고기를 잡으면서 당초에는 지경을 넘어오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해마다 상례화되어 전복을 채취하는 군사가 한 번 넘어오면 아홉 포구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인해 혹 파산 지경에 이르기도 하며, 전복 한 개의 값이 1백 전을 넘습니다. 고기를 잡는 장소는 본래 웅천현(熊川縣)의 경내에 있는데 기장(機張)의 포구에 사는 백성들이 엉뚱하게 토색질을 당하고 있으니 바닷가 고을에 사는 잔약한 백성들이 반드시 흩어져 달아나게 됨을 면치 못할까 염려됩니다.

 

(중략)

 

기장현에서 민호와 전결 숫자에 따라 더 거두는 폐단은 작고 쇠잔한 온 고을 사람들이 모두 부담을 지고 있다는데, 이미 그런 말을 들은 이상 각별히 조처하는 바가 없다면 너희들에게 맡겨 백성들의 실정을 알아보게 한 뜻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 너의 이 한 마디 말은 기장  고을 백성들에게 있어서는 찡그린 낯을 펴고 웃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니,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폐단이 생겨난 까닭을 직접 조사한 다음 반드시 쇄신시키는 방도로 지휘한 다음에 그 개략적인 상황을 계문하라고 감사에게 하유하겠다.

 

그리고 아홉 포구의 백성들이 예전에는 없다가 지금에 생겨난 전복을 따는 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 것은 더욱더 바로잡아야만 할 일이다. 곧바로 그 일을 담당하고 있는 당상(堂上)과 좌 병영(左兵營)으로 하여금 장계에 대해 판하(判下)한 사항을 가지고 감사와 병사와 왕복하며 협의하여 좋은 쪽으로 처리하여 백성을 소생시키고 폐단을 구제할 방도를 초기(草記)하게 하겠다

 

(하략)

 

 

명문

병영월경채복정관 인조령영위혁파 만고불망비 가경사년기미원일일

兵營越境採鰒定款 因朝令永爲革罷 萬古不忘碑 嘉慶四年己未元日日

1,799년

 

병영 경계를 넘어와 전복 채취하는 것을 정관과 조정의 영으로 영원히 금지하노니 잊지 말라!

 

즉, 윤노동의 상소(1,798년) 1년이 지나 세운 금령 표석입니다.

 

 

효암리 월경 전복 채취 금령 불망비(孝岩里 越境 全鰒 採取 禁令 不忘碑)

불망의 대상이 선정 등을 베푼 인물뿐만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또한 기장에서 왕실에 전복을 진상했다는 것과 동시대 민초들의  삶을 보여주는 내용을 새긴 금표석입니다.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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