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답사기에는 구천 미륵댕이 석불이라고 했다. 즉,보호각이 있었으며 미륵당으로 불렀던 것으로 추측된다.
본존불만 기억에 있었으나 옛글에도 분명 언급된, 불두가 결실된 석불좌상과 석불대좌, 광배편, 석탑 옥개석과 탑신석이 남아 있었다. 다만,당시에는 안목이 낮아 인식하지 못했던 몇몇 특징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나저나 지정명칭은 석조여래, 미륵사에서는 미륵불, 실제는 약사여래이니...
( 2005.09.25) 옛 답사기
공양시간을 알리는 목탁소리를 외면하고 구천을 향해 달리지만, 나의 답사 행태에 익숙하지 않은 동행인은 이해할 수 있을까? 이정표 하나 없어 두어번의 물음으로 뜨락 가득 가을이 숨쉬고 있는 농가 뒷편에 자리잡은 미륵댕이 부처를 만났다.
우리네 주변에는 참으로 많은 미륵이 계신다. 미륵부처,미륵바위,미륵댕이, 미륵골... 얼마나 이생의 삶이 고단하고 피곤했으면 천지가 개벽하는, 완전한 자유를 구가하는 그런 바램을, 날을 기대했겠는가?
위정자, 집권계급자 들이 꿈구는 미륵상생이 아닌 오직 자식하나 잘 되라고, 건강하라고, 배고프지말라고, 자기보다 나은 삶을 살아 가라고 빌고 빌었을 석불은 기층민중들에게는 어쩌면 유일한 안식처요, 하소연을 늘어 놓수 있는 그들만의 성스럽고,자유스런 공간이었을 것이다.
석불은 미륵불로만 생각하여서 유식한(?) 식자층의 관음,지장,세지 보살, 아미타, 석가여래, 비로자나불의 구분이 그들에게는 우수마발에 불과했다. 오직 그들의 가슴 속에는 미륵불만 살아 움직이고 계셨기에......
소나무를 전각삼아 차가운 시멘트위 대좌에 계신 석불은 의성지역 대부분의 석불처럼 사암재질에 항마촉지의 수인, 지금까지 내가본 약합 중 가장 큰 밥사발 같은 약합을 들고 계신다.
소발에 큰 육계, 얼굴은 훼손이 심하며 안내문에 의하면 3차례 머리가 떨어져나가 다시 복원하였다 한다. 밟아도 밟아도 눌러도 눌러도 다시 일어서는 우리네 민초들의 삶만큼이나 억척스럽게 질기고 모질게 살아남은 석불이다.
약합으로 보아 약사여래불이 분명한 석불은, 두터운 옷을 입고,세련되지 않은 안계들판의 농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가진 것을 남에게 다 나누어 주려는 듯 큼직한 손이 돋보인다. 형태를 알수 없는 두눈으로 주위에 흩어진 석조부재, 불두를 잃은 불상을 가슴으로 아우르는 듯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불단위에 경배를 올리는 나의 뒷모습을 지켜 보는 촌로는 참으로 무표정하여 감시당한 듯한 느낌이었는데, 답사를 끝내고 돌아서면서 할머니에게 인사를 여쭈었더니 듣지도 말을 할 수도 없는 장애인이었다. 순간 차갑게 냉정하게 느꼈던 촌로의 얼굴에 천진한 모습이 가득해 보인다. 말없는 석불에서 느낀 무표정의 모습, 그런 모습으로 잘가라고 손을 흔드는 이름 모르는 촌로가 나보다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얼마나 많은 답사를 해야 세상을 밝게 보고, 사람을 따뜻하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닐 수 있을런지...
2005.09.25
법의는 통견 어깨부터 가슴을 타고 흘러내린 옷 주름은 결가부좌한 무릎을 덮고 흘러내린다. 팔 중간까지만 걸쳐진 소매자락은 하체로 내려와 무릎 아래로 연결되어 있고, 불상의 등 뒤까지 연결되어 있다.
발제선이 뚜렷하며 백호공이 남아 있고 상호는 훼손이 심히다
엄액의掩腋衣)
"목 둘레를 따라 엄액의가 타원형으로 표현되어 있다."
여러 자료에는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왜 내눈에는 장식으로 다가올까? 실제로 불상 손목에는 팔찌를 기고 있어 더더욱 장식으로 보인다.
큼지막한 약기
팔찌
대의 밖으로 빠져나온 우측발
석불좌상 불두가 결실된 좌견편단(?)의 법의
석불좌상 뒷편 부재 주변이 사지었음을 알 수 잇다.
석불대좌
석불대좌.광배편
탑부재 옥개석과 상의 탑신이 일석이며 옥개석 물매는 급하고, 상부에 1단 탑신굄을 조출하였다.
즉, 불상과 동시대에 조성되었으며 고려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예전 답사에 뵈었던 노보살님은 계시지 않았지만, 젊은 스님(처사)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시더니, 순례 후 돌아 나오는 나에게 음료수를 권하며 큰 길까지 배웅하였다. 경상도에도 작은 절집 스님은 여전히 친절한데, 큰 절집은 언제까지 순례자를 봉으로 여기고 군림할련지...
2018.0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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