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월출산 금릉경포대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바람재, 구정봉, 마애여래좌상, 용암사지석탑까지 정확히 1시간 30분 소요되었다. 일기예보와 달리 비와 돌풍 등의 특이한 기상사항은 없었지만 바람재에서 구정봉 능선은 바람이 세차게 몰아부쳐 몸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쉬운 코스로 예상했던 구정봉에서 용암사지까지는 예상보다 가파르고 땅이 젖어 미끄러워 이동이 용이하지 않았다. 내려올때는 다리의 경련 때문에 천천히 하산한 탓에 답사 시간 포함 왕복 4시간 30분 가량 소요된 듯 하다. 마애여래좌상 앞 이정표에 용암사지로만 표기되어 마애불과 서탑만 들리고 하산하는 등산객이 많을 것 같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마애불까지 발품을 판 등산객도 용암사지 석탑을 뵐 충분한 자격(?)이 있지 않을까?
용암사의 정확한 창건과 폐사 기록이은 전하지 않는다. 다만 석탑의 양식, 마애여래조상의 특징, 기와명문 등으로 고려초기에 창건된 사찰로 추정하며 이후 사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 후 고봉 기대승이 나이 35세였던 1557년 3월 구정봉을 경유 용암사에 들려서 남긴 시와, 1657년에 제작된 동국여지지에 ‘월출산 구정봉 아래에있다’는 기록이 전한다. 또한 1722년 11월 28일에 용암사에서 묵은 이하곤의 여행기 남유록南遊錄에 의하면 주지는는 탄식선사坦識禪師였으며 구정봉까지 두상스님이 마중 나왔다고 전한다. 이로 미루어 조선후기 까지 향화를 피었음을 알 수 있다.
마애여래좌상에서 100여 미터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용암사지는 자연 암반을 배경으로 우물지, 돌확, 주초, 부도전 내려가는 길의 석축과 물을 가두었던 석재가 유존한다. 현재의 사지로 추측컨데 석탑은 전각의 동편 언덕위에 세워진 듯 보인다.
영암 월출산 용암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283호)은 사지 동편 '탑봉' 으로 불리는 암반 위에 있다. 자연 암반을 지대석으로 삼고, 상면에 탑구를 돌리고 있다. 탑구의 상단에는 호형 1단의 받침을 조출하였다. 단층 기단, 면석은 3매 석재이며 우주와 탱주가 모각되어 있고갑석은 4매 부재의 조합이다.
기단의 윗면에는 높직한 괴임 2단을 별도의 돌로 끼워 두었는데, 1매는 1996년 후보하였다. 초층 몸돌은 2매, 2,3층 몸돌은 1매로 하였으며로 우주가 모각되어 있다. 초층, 2층 옥개석은 각 2매, 3층은 1석으로 조성되었다. 옥개받침은 아래로부터 5단* 4단* 3단의 층급을 두었다. 옥개석 합각면 귀마루를 넓고 두텁게 표현한 것은 백제계열 석탑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상륜에는 노반만 남아 있다. 신라석탑을 계승한 고려초기 석탑으로 추정한다.
기단
두터운 귀마루
위로부터 3*4*5의 층급받침
원형주초
사지 정면 입산이 통제된 대나무 숲속 사이의 길을 따라 100여미터 아래에 조선후기 석종형 2기 부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이 본래의 용암사 입구로 추정된다.
죽암당 竹菴堂
무명 부도
고봉高峰 기대승이 나이 35세였던 1557년 3월 월출산에 올랐다고 한다. 그때 구정봉을 거쳐 용암사龍巖寺에 들려 ‘용암에서 주자의 운을 쓰다(龍巖用朱子韻)’라는 시를 남겼다.
앞구절에는 용암사의 광경을 묘사했지만 후편에는 짧은 나의 식견으로는 언강생심 이해 불가이다. 이 시 뿐만 아니라 고봉선생은 구정봉 시도 남겼지만 마애여래좌상과 석탑에 관한 구절은 보이지 않아 묘한 생각에 잠기게 한다. 고봉 뿐만 아니라 조선조의 많은 선비들이 구정봉에 올라 소회를 남겼지만 마애불에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전문을 한국고전 DB에서 가져왔다.
용암에서 주자의 시에 차운하다龍巖用朱子韻
드높은 바위 뭇 봉우리를 가렸으니 巉巖迾群峰 뗏목을 타고자 한 중니를 우러르고 乘桴仰仲尼 섬서를 나눈 숙단을 사모한다 分陝慕叔旦 호시로 관통함이 아니란 것을 不是楛矢貫
2015.04.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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