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부안군

부안...내소사

임병기(선과) 2014. 4. 1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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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2004.04.21

사진...2014.03.23

 

그대 극락의 문고리를 보았는가?

 

 

답사 매니아들은 물론 여행작가, 신문기자 외에도 답사와 여행 관련자들이 하나 같이 천편일률적으로 월정사와 더불어 멋진 전나무 숲길 진입로라고 찬사를 늘어 놓지만, 개인적으로는 편안함을 느끼지 못 한다. 전나무가 주는 특유의 향이 싫은 까닭보다도 소나무 만큼 눈에 익지 않은 어쩌면 이국적인 느낌 때문이다. 상혼이 널부르진 분주한 사하촌을 지나 흔치 않은 금줄이 걸려 있는 당산목이 눈길을 끈다.

 


할머니 당산

할아버지 당산

 

경내에 있는 할아버지 당산과 쌍을 이뤄 할머니 당산으로 알려진 당산목은 민간 신앙이 사찰로 유입된 사례로 정월 보름날 타지역의 동제가 마을 주민의 잔치였다면,  내소사 당산제는 스님과 민간이 어우러진 기막힌 잔치었겠는가? 상생의 정치, 상생의 삶이 요원한 오늘날 내소사 초입의 당산목은 우리에게 말없이 깨우침을 주건만 보고도 깨우치지 못하고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니 간사한 중생들이여....

 

 

전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어디선가 코를 자극하는 더덕(?)향에 눈을 굴러보았지만  알 수 없는 야생초만  사이사이를 채우고 산죽의 댓닢 소리만 귀를 줄겁게 하여 맘을 가라 앉혀 준다.전나무 숲길은 청각,후각만 즐겁게 해주는 것일까? 결코 그럴리 없지! 뾰족한 전나무 잎은 벽사를 상징한다는 것은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내소사 대웅전이 극락의 문을 형상화 한것으로 연결하여 유추하면 그 또한 아니 즐거울 수 있겠는가?

 


전나무 길을 벗어날 즈음 뒤를 돌아보면 은근히 굽어져서 일주문이 보이지 않는다. 해인사, 범어사 등의 산지형 화엄사찰의 진입 공간의 특색이 비산비야인 내소사에서도 보이는 것은 공간진입의 그윽한 맛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방편인 것이다.

 

부도전...사진출처/우리카페 snow님

 

물 건너 양지바른 곳에 위치한 부도밭을 바라보고 있는 눈 앞에 어디서 날아 온 한 쌍의 나비가 춤을 추며 혼자 해메이는 중생을 희롱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 놀려라! 어차피 ㅡ" 사철 다름없던 소사모종(蘇寺暮鐘·낙조 드리운 포구를 향해 만선 깃발 나부끼며  들어오는 황포돛배와 이 즈음 은은히 울려 퍼지는 내소사의 대북 소리가 두루 어울린 풍요로운 바다 풍경)"ㅡ낙조 드리운 시간에 내소사 종소리를 듣기도 어려울 텐데...

 

 봉래루

 

덤벙주초가 어우러진 봉래루를 지나면 좌측에 종각이 있다. 고려 동종은 신라종  특색인 상원사 계열의 유방과,만파식적을 형식화한 음통,한 마리의 포뢰,당좌가 보이고 고려의 특징인 상대위 입화대, 삼존불이 있다.

 


 

대웅전 창살에는 국화, 해바라기, 연꽃이 만개했다. 특히  장엄, 존귀, 벽사를 상징하는 해바라기 문양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문벽선 상방 육각형 기하문은 육도윤회의 표현인가? 문밖에서 삼존불을 친견하다 말고 다시 중정으로 내려가 안내문을 읽어 보았다.

 

이상타!
안내문에는 아미타를 주불로 대세지,관음보살을 모셨다고 했는데,대웅전 내부에는 석가 ,문수,보현 보살이 모셔져 있으니...
의문은 산신각에서 풀렸다. 산신각 내부에 아미타불과 협시불을 방치한 것으로 봐서 얼마전에 불상을 대웅전과 어울리게 석가와 협시불을 교체하면서 안내문을 수정하지 않은 것 같았다.

 

 

 대웅전을 들어서면 아무런 장식이 없는 수수한 수미단이 인상적이며 창호지에 스며드는 선명한 꽃창살 몸체를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내소사에서 쓰는 편지...김혜선

 

친구여

오늘은 너에게 내소사 전나무숲의
그윽한 향기에 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너에게 내소사 솟을꽃살문에 관한 얘기를 해주고 싶다

한 송이 한 송이마다 금강경 천수경을 새겨 넣으며
풍경소리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냈을

누군가의 소명을 살그머니 엿보고 싶다


매화 국화 모란 꽃잎에
자신의 속마음까지 새겨 넣었을

그 옛날 어느 누구의 곱다란 손길이

극락정토로 가는 문을 저리도 활짝 열어놓고
우리를 맞이하는 것인지


길이 다르고 꿈이 다른 너와 내가 건너고 싶은
저 꽃들을 바라보며

저 꽃에서 무수히 흘러나오는 불법을 들으며  

나는 오늘 너에게 한 송이 꽃을 띄운다 ...

 

snow님 사진

 

 수미단 맞은 편의 전설로 전해오는 한 개의 건축부재의 부족으로 인한 4출목(다른 공포는  5출목) 공포와, 금어가 새로 변화여 날라간 탓에 그리다만 좌측 내부 창방 위의 탱화가 없는 단청을 눈으로 즐기다 후벽으로 가서 백의 관음을 친견타 긴 신음을 내었다.

 

 

의성 고은사의 호랑이 눈, 부산 범어사의 호랑이 눈 처럼 백의 관음의 눈동자가 사람이 옮기는 방향을 따라 눈동자도 따라 오고 있으니 어디에서라도 우리 곁을 지키며 중생을 구원한다는 상징성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대웅전 천정에 용이 물고기를 물고 있는 것을 보고 신성한 절집에서 왠? 살생이냐고 어느 답사기를 읽은 적이 있다.

 

과연 그럴까?
용은 팔부신중의 하나로 불법을 수호하는 것이며 용이 문 물고기는 민물과 바다에서도 사는 숭어이며 이랬다 저랬다하는 간사한 인간의 마음을 숭어로 형상화 한 것이기에 본심으로 회귀 하라는 상징성을 나타낸 것이다.


문고리가 보이는가?

 

그 외에도 천정엔 극락세계를 찬미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것을 상징하는 학, 각종 악기가 그려져 있고 우물천정 가운데는 문고리가 달려 있으니......

 

 

 

그대!
내소사에 가시거든 대웅전 천정의 극락으로 들어가는 문고리를 당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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