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경주시

경주...피막곡사지 석탑재

임병기(선과) 2014. 1. 25. 07:35
300x250
300x250

 

 

 

예전에는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으나 현재는 통제하지 않는다. 시내에서 진입하면 보문호 입구에서 명활산성, 천군동 방향으로 향하다가 우회전하여 경주시종합자원화단지 웰빙센터 주차장에 파킹하면 된다. 피막은 피막못 안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며 서쪽으로 산을 넘으면 동방동으로 연결된다. 피막은 안동권씨가 임진왜란 때 피난와서 막을 치고 살았다 하여 부쳐진 명칭이라고 한다.

 

 

사찰의 사적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낮은 철제 울타리로 둘러쌓인 사지에는 석탑재가 산포하고 있다. 초층 옥신에는 각면에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고 탑신석 사부에는  원형사리공이 있다. 이 부근에는 통일신라시대 와편이 산재하며 탑의 조성시기는 9세기 이후로 전한다.

 

 

 

 

 

 

폐사지...도종환

 

열정이 식으면서 노을도
하늘 한쪽을 폐허로 만들고 있었다
마음이 잿더미인 사람들은
떠도는 동안 자주 폐허와 만나곤 했다
사원들은 수백 년을 걸어서
마침내 폐허의 완성에 이르렀지만
우리가 쌓은 성채가 무너지는 데는
채 몇 해가 걸리지 않았다
기울어진 내 성벽의 전돌이 허리를
땅에 대는 순간 폐허의 벌레들이 달려들어
내 생애를 분해해서는 땅속 깊이 내려갔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비문 하나 남기지 못한
왕국은 바로 잊혀지고
노을은 어둠으로 바뀌어 흔적 없이 지워졌다
영생의 선약 같은 말씀 한 모금 만들지 못하고
약초 뿌리 몇 개를 캐다만 나의 행로는
적막과 함께 마른 풀냄새를
바람에 흘려보내게 될 것이다
신화를 허공에 벽화처럼 새기고 싶어 하던 날들을
새들은 저희의 목소리로 비웃을 것이다
인간이 이룩한 모든 것은 반드시
폐허의 긴 복도를 지나가야 한다는 것을
길게 누운 채 마모되어 가는
돌부처들이 먼저 알았을 것이다
제국의 영광을 위해 이룩한 모든 것들도
폐허의 제단에 바쳐야 하는 날이 온다는 것을
나무의 씨앗과 뿌리에게 자신의 영역 전부를 맡기고
나머지도 새들의 잠자리로 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폐허의 따뜻하고 편안한 품 안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2014.01.02

300x250
300x250

'경상북도 > 경주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심원사 비로자나불좌상  (0) 2014.01.27
경주...충효동 석탑면석  (0) 2014.01.26
경주...표충사지 석탑재  (0) 2014.01.24
경주...황룡사지 석탑  (0) 2014.01.23
경주...용담사 와불  (0) 2014.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