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함양군

함양...승안사지 삼층석탑.석불좌상

임병기(선과) 2013. 7. 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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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서두른 탓에 동행인도 지친듯 간간히 눈을 감더니, 기어코 한 말씀 하신다

-.저 자도 되죠?

-.그러세요.

 

함양에서 유일하게 답사하지 못한 대대리 마애불이 보이는 도로를 달려 거창 가섭암지로 향하는 도중에 승안사지 팻말이 보여 "승안사지가 입구가 바뀌었네"라고 중얼거리자 졸던 분이 화들짝 놀라며 거든다. "승안사지요? 사지총람에서 보았는데 들어가요" 라며 윽박(?)지른다.

 

초입도 확장 포장되었고, 사지 옆 일두 정여창 선생묘역도 정비가 되어 눈에 확연했지만 나의 관심사가 아니어서 참배하지 않았다. 옛 답사기(2008년)는 그대로 두고 사진만 추가했다.

 

 

 

 

 

 

 

 

 

 

 

 

 

 

 

2013.06.01

 

 

 

잠시 국도변에 정차하고 토마토 몇 알, 큰 오랜지 한 개, 칡즙 한 봉다리로 허기를 채웠다. 먹는 시간도 아까우니 어지간히 미쳤다. 불광불급이라 했거늘 이리 미쳐도 이룬 것은 없으니...

 

국도 확장공사로 인해 스쳐 지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입구의 안내 이정표는 공사장 옆에 쳐박혀 있고, 공사측에서 휘갈긴 성의 넘치는(?) 글이 눈물 겹도록 고맙다.

 

승안사지 보다는 무슨 공원묘지 들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아뿔싸!! 일두 정여창 선생의 묘가 승안사지 탑 너머 산자락에 있다고 했다. 선생의 고택은 일찌기 답사하였지만 준비 안 된 내가 밉다.

 

 

일두 정여창 묘역 관리사를 마주 보며 전각속에 있는 불상이다. 목은 부르지고 오른팔은 잘려 나갔고, 하반신은 매몰되어 있다. 불두는 지니치게 커서 신체와 맞지 않다. 소발, 육계가 높고, 백호공이 남아 있다. 유난히 큰 코와 일자로 다문 입이 인상적이다. 우견편단의 법의, 선각에 가까운 띠 주름식의 옷주름은 형식화 되어있고, 좁은 어깨, 평판적이고 직선적인 신체의 윤곽선 등은 생동감이 없다. 고려시대 거대 석불좌상으로 전한다.

 

그러나저러나 간살을 낮추든지 철거할 수는 없을까? 불상이 감옥살이 하는 모습이 처량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모든 문화재 전각 표준 모델을 우리 답사매니아들이 정책제안을 하면 어떠리?

 

 

승안사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사암산에 있다고 되었을 뿐 다른 기록이 없어 창건,폐사는 전하지 않는다.다만 남계서원이 불탄 1597년 정유재란 즈음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또한 김종직이 승안사에 머물고 있는 유호인에게 편지가 점필재집에 전해온다.

 

 

밭가운데 서 있는 고려시대의 탑이다. 통일신라 석탑의 기본에 충실했으며, 원래의 위치에서 두 번 옮겨졌다.

 

 

 1962년 탑을 옮길 당시 1층 몸돌에서 발견된 사리장치를 통해 처음 탑을 옮겨 세운 시기가 조선 성종 25년(1494)이라고 한다. 상.하기단에는 우주 탱주를 새겼고, 상기단에는 부처, 보살, 비천을 모셨다. 상기단 갑석에는 연꽃조각을 새겨 둘러 놓았다. 

 

1층 몸돌에는 각 면마다 사천왕상을 조각하였으며 층급은 4단이다. 낙수면 경사는 급하고, 처마는 수평을 이루며 네 모서리의 반전은 희미하다. 상륜에는 노반, 복발, 앙화가 남아있다.

 

 

본래 목적은 안의와 서상면 일원 문화유산을 답사하려는 동선을 세웠지만 퍽이나 지쳤다. 내일 하동에서 유현과 도킹하는 동선을 고려해도 마땅치 않아, 진교리 탑을 경유하고 겸사겸사 광양 농부성님 집에 들릴려고 전화를 했다.

 

전화기를 타고 오는 정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 " 늦더라도 저녁 먹지 말고 오게. 기다릴테니..." 

 

200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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