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남양주시

남양주...수종사 팔각오층탑.삼층석탑.부도

임병기(선과) 2013. 6. 18. 18:03
728x90

 

 

 

아침부터 산을 오르락내리락하여 도보로서는 자신이 없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승용차로 일주문 입구까지 진입이 가능했다. 여유로운 답사가 최고이지만 길은 멀고 몸은 피곤하니 차선책은 되리라. 세조가 종소리에 이끌려 발걸음을 하였듯이 많은 사람들에게 탁트인 산수화 같은 풍광, 찻집 삼정헌 등의 사진 촬영 및 다산의 유적 순례길로 회자되지만 나의 목적은 석탑과 부도 답사이어서 오늘은 멋과 맛은 멀리 하고 싶다.

 

불이문

 

정확한 창건연대는 불명하나 세조와 관련된 창건설화가 전한다.  세조가 만년에 병을 치료하고자 강원도 오대산에 갔다 돌아올 때였다. 뱃길로 한강을 따라 환궁하는 도중에 밤이 되었으므로 이곳 양수리에서 물 위의 야경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 때 옆에 있는 운길산에서 때 아닌 종소리가 들렸다.
 
세조는 신하를 보내 숲 속을 조사해보도록 하니 천년 고찰의 폐허가 있었고, 바위 벽에는 16나한상이 줄지어 앉아있는데 그 바위틈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종소리를 내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들은 세조는 매우 감동했고, 마침내는 발심하게 되어 지금의 이 자리에 절을 복원케 하고 절 이름을 수종사라 하도록 했다.

 

 

절의 창건연대는 확실하지 않은데, 1439년(세종 21)에 세워진 정의옹주의 부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그 이전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 직후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나 폐사되었던 것을 1459년(세조 5) 왕명에 의해 중창되어 법등을 이은 듯하다.
 
그 뒤 1493년(성종 24) 왕의 후궁 명빈 김씨가 팔각 오층석탑에 사리장엄을 시주했는데, 이것은 1962년에 발견되었다. 이 사실로 볼 때 당시 수종사는 왕실의 원찰로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628년(인조 6)에는 대왕대비가 금동 비로자나불좌상을 시주하기도 했으니, 근 130년이 지나도록 계속해서 왕실의 각별한 관심을 받아왔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근래까지의 자세한 연혁은 여전히 전하지 않는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1890년(고종 27)에 풍계 혜일이 당시 폐허가 된 절을 중건한 이래, 1936년과 1939년에 각각 태욱에 의해 중수되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다시 당우가 전부 소실되었다. 그 뒤 1962년 오층석탑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사리장엄 등이 발견되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975년 혜광 스님이 대웅보전을 복원하였고, 1980년 대응 스님이 종각과 산신각을 지었다. 1999년 동산 스님이 절 입구에 서 있는 석조 미륵대불을 비롯하여 응진전과 선불장?삼정헌 등을 지으며 오늘에 이른다.

 

 

근세에 중건한 당우로 수종사의 금당이다. 겹처마. 팔작지붕.앞면 3칸, 옆면 2칸 다포계건물이다, 어칸은 4분합 협칸은 3분합창호를 달았다. 

 

 

어칸 꽃빗살 창호

 

 

현판과 달리 불단에는 석가.비로자나.아미타 삼존을 모셨다.

 

 

두물머리가 눈 앞에 펼쳐진 그림, 많 사진 작가. 여행 작가. 차를 즐기는 분들이 즐겨 찾는 명소인 찻집 삼정헌은 자리가 없어 들어가지 못했다.

 

수종사...김창집

 

古寺危峰下고사위봉하   옛 절이 있는 높은 봉우리 아래

蘿陰細路分라음세노분   담쟁이 그늘 속에 오솔길 나있네

樓臨兩江水누임양강수   누각은 양편으로 강물에 임해있고

簷帶半山雲첨대반산운   처마에는 산 구름이 반이나 끼어있다

帆影禪窓落범영선창락   돛단배는 창 아래로 멀리 떨어져 있고

鐘聲過客聞종성과객문   종소리는 지나는 나그네에게 들려온다

雙林屢回首쌍림루회수   양편 숲으로 자주 머리를 돌려보니

蒼翠漫氤氳창취만인온   푸른빛이 가득 어리어있다

 

 

대웅보전 옆 부도와 석탑 2기를 모아 놓았다.

 

 

조선시대 태종(재위 1400~1418)의 다섯째 딸인 정의(貞懿) 옹주의 부도탑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높이 238㎝다. 

지금은 팔각 오층석탑과 같은 자리에 있지만 본래는 경내에서 왼쪽으로 벗어나 있는 산비탈에 있었다고 한다.조선시대

부도이지만 신라 말 고려 초 부도의 일반적 형태인 이른바 팔각원당형을 기본적 구조로 사각 지대석과 팔각 이중 기단부

위에 세워져 있다.
 
지대석 옆면에는 연꽃무늬가 장식되었고, 하층기단 옆면에도 각각 연꽃무늬가 조각되어 있으며 상층기단 팔각 모서리에는 개구리 또는 두꺼비처럼 생긴 동물이 배치되어 있어 흥미롭다. 원형의 탑신 표면에는 화려한 구름무늬가 장식되었고, 그 위에 팔각의 옥개석과 앙화·복발·보주 등의 상륜부가 남아있다.

 

옥개석 옆면에 남아있는 ‘태종태후정의옹주사리탑시주□□유씨금성대군정통사년기미시월일입(太宗太后貞懿翁主舍利塔施主□□柳氏錦城大君正統四年己未十月日入)’의 명문에 의해 1439년(세종 21) □□유씨와 금성대군이 시주가 되어 세운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1939년 이 부도에서 청자유개호 1점, 금동제 구층탑 1점, 은제도금 육각감 1점이 나와 현재 보물 제259호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왕실의 발원으로 조성된 부도와 팔각오층탑 사이에서 꿀리지 않고 당당하게 서있는 고려 시대 삼층탑으로 보인다. 벼슬이 아니라 나이가 연장자니 당연히 그래야겠지. 조선은 유교를 국시로 건국한 나라이기때문에 중앙에 모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러부재가 혼합된 석탑이다. 안상이 새겨진 방형기단 갑석 위에는 2단 괴임을 두었다. 초층몸돌에는 양우주를 새겼고 옥개석솨 위층 몸돌은 일체형으로 조성하였다.옥개석 물매는 얕고 위로부터 2*2*3의 받침을 두었다.상륜부도 본디 부재인지 의심스럽다.

 

 

팔각오층석탑’보다는 ‘수종사 다보탑’으로 더 유명한  탑은 현재 대웅보전 옆에 별도로 마련한 공간에 석조 부도 및 삼층석탑과 함께 있지만, 본래는 경내에서 동쪽으로 조금 벗어나 있는 곳에 있었다고 전한다. 전체 높이는 330㎝다.
 

 

탑의 양식을 보면, 팔각형 2중 기단 위에 세워져 전체적으로 마치 목조 건물을 돌로 표현한 느낌을 준다. 특히 팔각의 모서리 부분에 표현된 기둥 모양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옥개석 받침은 3단씩 정제된 솜씨로 나타냈으며 탑 전체의 균형도 흠잡기 어려울 정도다.

 

 

기단부에 조각된 안상과 연꽃무늬도 화려하며 각 층의 팔각추녀 끝에는 풍탁을 달았던 철사구멍과 철사가 아직도 남아있다.
 탑신부는 1층 탑신에서만 탑신과 옥개가 서로 다른 돌로 만들어져 있고 나머지 2층 이상은 탑신과 옥개석이 같은 돌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5층 옥개석 위에는 노반, 보륜 등의 상륜부가 일부 남아 있다.

 

 

탑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탑 안에서 나온 소형 불상들이다. 이 불상들은 두 차례나 탑을 옮겨 세우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는데 현재 모두 18점이 출토된 것으로 알려졌고,  6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또한 불상 가운데는 1493년(성종 24)과 1628년(인조 6)의 명문이 각각 새겨진 것이 있어 이 탑의 창건과 보수 시점을 말해주고 있다. 불상들은 대체로 서로 비슷한 양식을 하고 있는데, 신체에 비해 얼굴이 크게 표현되었고 다소 웅크린 듯한 형태 등에서 조선시대 금동불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곳 출신인 정다산은 어렷을적 부터 수종사를 자주 찾은듯 하다.다산이 14세에 봄날에 수종사를 들린 후 지은 시를 보자.

 

          험한 돌길 담쟁이 우거지고

절간으로 드는 길 분명치 않은데,

응달엔 묵은 눈 쌓여 있고

물가엔 아침 안개 흩어지네.

샘물 돌구멍에서 솟아오르고

종소리 숲속에 울려 퍼지네.

유람길 예서부터 두루 밟지만

돌아올 기약 어찌 다시 그르치랴.

 

세월이 흘러 다산이 70세 무렵 지인이 수종사를 들리려고 왔지만 연로하여 동행하지 못한 심정을 글로 남겼다.

 

          수종산은 옛날 내 정원이었지

마음 내키면 훌쩍 절 문에 닿았네.

이제 보니 문득 빼어난 죽순

파란 하늘 가까이 아득하여 잡기 어렵네.

검버섯 피고 등 굽어도 어린애 마음이지

단번에 비로봉 정상을 오를 것만 같네.

힘들다며 자식들이 극구 말리니

효도가 효도 아니라네.

2013.04.08

전통사찰관광정보 글을 참조했습니다.

728x90
728x90

'경기도 > 남양주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양주...흥국사 대원군 글씨  (0) 2019.05.22
남양주...불암사 마애부도  (0) 2015.10.29
남양주...흥국사  (0) 2015.10.28
남양주...내원암 석불입상  (0) 2015.10.27
남양주...묘적사 팔각칠층탑  (0) 201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