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영암군

월출산 불교문화유산을 찾아서...월곡리 마애여래좌상. 마애불두

임병기(선과) 2013. 4. 2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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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산하여 월남사지.무위사를 들렸고 밤에는 남도의 맛 홍어.민어에 듬뿍 빠졌다. 오늘 산행 계획이 없었다면 아마 밤이 짧을 만큼 많은 이야기와 잔이 오고갔을 것이다. 오늘 아침 도갑사 경내를 둘러보고  월곡리 마애여래좌상으로 방향을 잡았다. 월남사지.무위사.도갑사는 여러번 답사, 답사기을 올려 이번에는 별외로 한다.

 

월곡리 마애불 들머리

 

가볍게 출발했건만. 앞날을 누가 알았겠는가?

 

영암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줄 산행을 즐기며 알았다. 강위에 건설된 교량을 통과하면 오금이 저린 느낌, 부산 광안대교를 통과 할 때는 거의 탈진 직전까지 간 경험도 있다. 이번 월출산 산행에서도 어제 밧줄이 설치된 구간,오늘 두어번 암벽 지대에서 표현은 않했지만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을 것이다. 마애여래 직전 토굴에 들리지 않은 것도 그런 사유에서다. 하지만 이렇게 산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증상을 압도하기에 늘 산을 즐긴다. 가능한 암릉구간은 코스에서 제외 하거나 우회하면서...

 

월곡리 마애여래좌상

 

2시간 30분. 시간이 문제가 아니었다. 접근로가 없는 길을 개척자처럼 나아가야 했다. 하산후 남불회 이순규 회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까지 가장 힘들게 만난 문화재가 어디냐고? 말씀도 끝나기전에 월곡리라고 말해버렸다. 사실 설악산 봉정암이 시간상으로는 훨씬 더 소요되지만 가는 길은 평탄했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공단관리본부에서는 심도 있게 탐방로 정비 계획을 검토했으면 좋겠다.

 

 

결국은 사람과의 만남

 

이렇게 외지에 홀로 모시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을 벤치마킹 하심이...

 

 

월곡리 마애불. 군서면 호동마을 주민들이 서당골로 부르는 계곡에 자리하며, 몽영암이 있었던 자리로 입에서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다.문화재청 사지 총람에는 사지에 관한 문헌이 없다고 했으나., 순천대 최인선 교수는 "동국여지승람" 영암조에 월출산몽영암 기록이 있으며 여기를 몽영암터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는 그나마 주변 정비가 되었으나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학술 조사하던 연구원이 낭떠러지로 추락할뻔한 일이 있었다고 최교수님은 부연 설명하였다.

 

 

마애불은 높은 바위에 새겨진 고려시대 중기 이후 불상으로 전한다. 소발, 낮은 육계 각진 상호가 굳은 표정이며, 입술은 두툼하다.양어꺠는 거의 직각을 이루며 불신은 다소 경직된 느낌이다. 법의는 우견편단으로 주름은 간략하게 표현되었다. 항마촉지 수인, 결가부좌한 다리와 발이 평면으로 간략화 하였다. 주형광배는 덩굴문을 새겼으며, 대좌에는 연꽃무늬를 표현하였다.  주변의 방형홈으로 미루어 보호전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1000년 세월 너무 오랫동안 좌정하고 계셨습니다. 신경림시인이 노래한 법흥사 입구 주천강가 요선정 마애불을 아시나요? 그 마애불처럼 길이 험하여 찾지 않은 중생들을 기다리지 마시고 이제는 일어서서 바위속에서 성큼성큼 사바세계로 나투십시요. 밤이면 영암 시장, 목포 바닷가 구경도 하십시요. 지치시면 무위사 백의관음을 부르고 도갑사 석불좌상도 초청하여 옛이야기도 즐기십시요.

 

주천강가의 마애불...신경림

 

다들 잠이 든  한밤중이면
몸 비틀어 바위에서 빠져나와
차디찬 강물에
손을 담가보기도 하고
뻘겋게 머리가 까뭉개져
앓는 소리를 내는 앞산을 보며
천년 긴 세월을 되씹기도 한다.

 

빼앗기지 않으려고 논틀밭틀에
깊드리에 흘린 이들의 피는 아직 선명한데
성큼성큼 주천 장터로 들어서서 보면
짓눌리고 밟히는 삶 속에서도
사람들은 숨가쁘게 사랑을 하고
들뜬 기쁨에 소리 지르고
뒤엉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참으려도 절로 웃음이 나와
애들처럼 병신 걸음 곰배팔이 걸음으로 돌아오는 새벽
별들은 점잖치 못하다
하늘에 들어가 숨고
숨 헐떡이며 바위에 서둘러 들어가 끼어앉은
내 얼굴에서는
장난스러운 웃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마애불두

 

같은 바위 옆에 자리한 거대한 마애불두.  이마 중앙에 백호가 보이며, 눈섭은 호형이며 눈은 뜬듯 감은듯 보인다. 코는 낮지만 양각으로 납작하게 돌출하였고 입술은 두툼하다. 왼쪽은 귀도, 얼굴선도 보이지 않는다. 귀천하신 조부님의 말씀에 의하면 입술이 두꺼운 삶은 정이 많다고 하였는데 마애부처님도 그러하겠지?

 

 

 

미완성일까?

 

아니면 칡덕골 마애불과 더불어 월출산을 수호하는 방어불상으로 조성하지는 않았을까?

 

 

월출산..매월당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

 

구정봉마애불

 

내눈에는 뚜렷하게 보인다.

 

 

하산길. 길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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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면서 만난 얼레지. 페친인 지리산 시인 이원규님이 만개한 얼래지꽃을 칠년만의 외출 영화속 마를린 먼로 치마를 연상한다는 표현에 맞장구를 쳤었다. 하지만 천년마애불과 해후후 희열을 가슴 가득 품고 고마운 마음으로 내려 오는 길에 만난 월출산 얼레지는  모든 시름 두고 가라며 수줍은 미소를 보내는 대갓집 별당 규수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여인의 아름다움은 그때그때 같지 않다고 했던가?

 

20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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