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울주군

울산...용화사 미륵불

임병기(선과) 2010. 9.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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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주차 후 경내로 들어서자 마자 스님께서 포도를 건내며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나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신다. 나의 이야기를 들은 후 사전에 인지 하였던 미륵불 전설과 영험함을 말씀하시며 천천히 둘러 보라며 들어갔다. 용화사는 크지 않은 마을에 위치한 작은 절로 마치 민가와 다름이 없어 경계와 구분이 없다.  전해오는 설화와 대비하면 마을 민속신앙이 종교로 승화한 정황으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듯하다.

 

 

모든 상황, 역사, 객관성이 결여된 어처구니없는 석탑 조성과 비교해보면 퍽 정감가는 석탑 이다. 비록 기단 갑석만이 본래 부재로 복원되었지만 왜이리 흥분되고 느낌이 좋은지......

 

 

아쉽다. 이 탑신도  복원된 탑에 몸돌에 자리했다면  덩실덩실 춤을 추었을지도 모른다.

 

 

용화사에 계시는 미륵불이다. 석조불 좌상으로 개금된 모습이며 나발에 원만상호에 삼도가 보인다. 법의는 변형된 우견편단, 수인은 항마촉지인이다. 대좌에는 복련 앙련이 보이나 상대는 복원하였다.

 

우리카페에도 옮겨져 있는 김종대 박사의 [민속으로 본 性이야기]에 수록된 이야기를 보자. 아울러 민속에 관심있는 분은 주강현 박사와 김종대 박사, 안동대 임재해 교수의 저서을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천전리 앞에 있는 화장산 중턱에 오막살이집 한 채가 있었다. 거기에서 영감과 할머니 내외가 살고 있었는데, 매우 가난했기 때문에 동냥을 해서 근근이 먹고살았다. 어느 여름에 할머니가 동냥 하러 마을로 내려왔다가 별안간 폭우가 내렸다. 이 비로 강물이 불어 화장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있는 화장산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배가 고픈 할아버지는 고함을 치고 할머니를 불렀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강물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일주일 동안 서로 쳐다보다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 할머니가 죽은 곳이 바로 현재의 용화사 자리라고 하는데, 원래 그곳은 섬이었다고 한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의 일이다. 신라시대에는 이곳을 거지화현(居知火縣)이라고 불렀다. 거지화현의 현령이 서울로 회의를 갔다가 오는데, 이 근처를 지날 때 말의 발굽이 떨어지지 않았다. 현령은 사람들을 시켜서 어떤 일인가 알아오라고 하였다. 마부가 근처의 토굴에 살고 있던 젊은이를 찾아 물었더니, 그 자리에 절을 세워주면 말의 발굽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현령이 절을 세우겠다고 하자 신기하게도 말굽이 떨어져 갈 수 있게 됐다. 그 후로 절을 세우는 공사를 하는 도중에 미륵불이 발견됐다. 바로 그 미륵불이 할머니의 현신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이야기도 현지에서 채록되었다고 김종대박사는 전하고 있다. 조선 후기 때의 일이다. 군포세를 거두는데 사람이 아닌 미륵에까지 부과되어 마을 주민들이 고통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미륵에게 원망하자 홀연히 돌미륵의 어깨에 군포가 얹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영험이 높은 미륵이라고 하여 절을 지었다고 한다.

 

 

김박사의 글에 의하면 마을회관 안의 액자를 보면 마지막 부분에는 음력 8월 18일 주민들이 모여 하루를 즐겼다고 한다. 그때 미륵이 앉아 계신 대좌(臺座)에 돌을 손에 쥐고 문지르면 자신이 기원하는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미륵불은 내세의 화현 뿐만 아니라 현세에서 소원과 기자신앙의 예배처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아룰러 민속신앙이 불교라는 종교로 승화된 모습을 함축하고 있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옛이야기로만 남아가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일부 지자체 처럼 특정한 날 풍속을 재연하며 영원히 계승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으련만... 

201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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