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청양군

청양...칠갑산 도림사지 삼층탑

임병기(선과) 2010. 8. 1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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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4박5일 마지막 여정은 도림사지 삼층탑이다. 늦은 시각에 혼자서 산길을 올라가는 일은 긴 여정의 피로, 두려움 등으로 인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게 도착한 도림사지는 청양군 장평면 적곡리 마재마을 뒤 칠갑산 기슭에 위치한다. 폐사지 주변에서 ‘도림사(道林寺)’라는 글이 새겨진 기와조각이 발견되어 절이름이 알려졌으며. 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한다.

 가장 아래 영역

 

근자에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서는 도림사지 사역 발굴(조사기간 : 2009. 6. 29 ~ 2009. 9. 28) 조사를 하였으며, 그 결과 도림사지는 크게 3단의 영역으로 구획된 가람이라고 한다, 가장 높은 영역은 고려시대 건물지가 확인되는 지점으로 건물지 주변에서 금동여래입상 1구 및 석조불 4구가 출토되었다고 한다.

 

가운데 중앙 구역에는 도림사지삼층석탑이 위치하며, 가장 낮은 사역에는  많은 전각이 확인되며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주춧돌과 석축, 담장 등 다양한 유구가 발굴 조사 되었다고 한다.

 

 상단영역에서 바라본 중단구획의 석탑

 

이로미루어 고려시대 이전에 창건되어 조선 중기까지 계속되었던 사찰로 추측되고 있는데, 이후의 사적은 불분명하며 화재로 인한 폐사로만 전해온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2기단의 3층탑으로 상륜부가 남아 있고 화강함 재질은 근자에 건립한 탑처럼 보인다.

 

 

여러개의 판석으로 지대석으로 삼고하기단 면석과 갑석을 두었다. 면석에는 마치 띠처럼 보이는 두겹의 선을 돌출시켜 한옥 창호의 쌍사문 느낌이다. 착시 현상을 예방하고 균형감각을 의도한 조형 아닐까? 상기단 면석에는 탱주와 양우주를 새겼고, 갑석은 4매 판석의 조합이다.

 

 

낙수면의 기울기는 급하지 않으며  옥개받침은 3단이다. 처마는 부드럽게 흐르다가 모서리에서 반전이 급격하다. 상륜에는 노반·복발·보주가 남아있다. 1973년 해체 수리 때 방형의 사리함이 발견되어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안정감과 균형미을 갖춘 고려시대 석탑이다.

 

 

탑 옆에 세워진 석부재. 전각의 누하석주로 생각된다.

 

 

팔각원당형의 석등 부재. 화사석, 옥개, 상륜은 결실되었으며 파불(?) 모습의 석재를 올려놓았다.

 

폐사지에서...박영근

 

내가 여기서 보는 건 사금파리가 된 나의 문자(文子)들이다


절벽에 서 있던 시간들이 붙잡고 있던

그리움 하나

반쪼가리 몸뚱이로 비에 젖고


그리고 웬 주검이 저를 보내지 못하고 옛길에서 저렇게 완강하다


나는 탑과 부도를 돌아 먼 데 마을을 바라본다

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오래 묵은 풍경들과


마음이 끝내 허물지 못한 낡은 집 한 채


돌아가고 싶었다


이 폐사지를 건너

뜨거운 해와 바람과 물소리마저 사라진 뒤

밝아올 어둠의 자리


거기 내가 두고 온 바다에 종소리가 떨어지고 있을 게다

막 태어나 젖먹이 울음을 머금고

별자리 하나 눈 푸르게 돋아나고 있을게다


늙은 산수유 한 그루 나를 보다가 빗속으로 가뭇 사라진다

 

201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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