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서천군

서천...지석리 삼층탑

임병기(선과) 2010. 5. 15. 10:35
728x90

 

어젯밤 이정표를 보고도 긴 여행에 지쳐 피곤하여 서천읍내로 직행하였다. 읍내에 숙소를 잡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식당. 너무도 실망했다. 나라는 중생은 365일 입맛 없는 날이 없는 식성인데 밥을 남기고 수저를 놓았다. 연세 지긋한 분이 운영하여 구수한 향토색 짙은 된장찌게를 예상하며 주문하였더니, 된장 외에 김치 두 조각, 일주일이 지났을 것 같은 콩나물 무침, 미나리 무침이 전부였다.

 

70년대 군시절 일식삼찬 부식 메뉴 같은 기분이었다. 별 수 없어 캔맥주 2개 사들고 숙소로 들어와 들이키고 초저녁 잠에 빠져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단잠을 깨우는 나문답 완도 답사 팀의 염장성 전화는 지친 객의 심사를 더욱 우울하게 했다.

 

서천군 종천면 지석리에 있는 3층 석탑. 선사시대 고인돌로 인해 지석리라는 지명으로 불리운 듯한 마을 뒷산에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수탈을 시도했지만 주민들의 저지로 실행하지 못하고 현위치에 남았다고 한다. 지대석 위에 단층기단의 삼층 탑으로 알려져 있지만 몸돌 등으로 미루어 5층 탑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멸실된 상륜에는 약사여래불이 봉안되어있다. 

 

어찌된 사연인지 지석리 탑 사진이 두장 밖에 없다. 기단면석이 한 장 멸실된 사진, 상륜에 모셔진 약사여래불 사진도 촬영했는데 기이한 일이다. 판석이 멸실된 기단 중앙의 방형 석재는 상륜부에 봉안된 약사여래의 대좌로 추정되어 약사여래불도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하기단에는 3개 안상을 얕게 조각하였고 귀꽃이 피어 있다. 몸돌에는 우주가 보인다. 상기단 갑석 상부의 초층탑신 받침에는 복련이 보인다. 이런 구성은 흔치 않다. 초층 몸돌에 비해 위층 몸돌이 급격히 체감되어 옥개석 보다 낮게 조성되었다. 낙수면 물매가 깊지 않은 옥개석의 층급 받침은 3단이며 약간의 반전이 있다.

 

 

석탑 앞에는 장항선 철로로 보이는 폐선로가 있었다.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기차역 팻말이 있었다. 철로에 기차가 달리던 시절에는 지금과 달리 물자가 유통되고 사람의 왕래가 빈번했던 지역이었을 텐데 3층탑과 더불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편의성, 개발, 선로 직선화는 결국 구장항선 철로 처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추억과 애틋한 그리움을 단절시키고 말 것이다. 그런저런 상념에 날씨 처럼 마음도 맑지 않은 아침 답사였다.

 

2010.04.11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