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중면 어디에서도 이정표는 보이지 않았다. 이 길은 초개에 계시는 이모님 댁을 방문할 때 자주 지났던 길이지만 까마득히 삼존불을 인지 못 했다. 누구 탓일가? 마을 초입에 닿아 탐문하였더니 키 큰 도토리 나무 너머를 가리켰다. 도토리 나무 아래에는 붉은 도토리가 길을 덮고 있었지만 누구 한 분 수거하시는 분이 없는 모양이다. 도심 근교 산에는 다람쥐 겨울나기가 부족할 정도로 마구잡이로 주어간다고 한다. 넉넉하게 사는 도시민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생활의 단면이라 여기고 싶다.
죽고리라는 지명과 어울리는 대숲에 계셨지만 주민들에 의하면 여러 차례 위치를 옮겨 정확한 제자리를 모른다고 했다. 심지어 예전에는 소들의 뿔치기 대상으로 훼손이 가속화 되었고, 최근에도 도난을 당했지만 본존불은 산등성이에서 협시보살은 부산에서 되찾았다고 했다.
방형 대좌에 앉아 있는 본존불. 상.하대석은 결실되었으며 방형의 중대석만 본디 부재다. 삼도가 보이는 목은 시멘트로 보수햇으며. 나발에 큼직한 육계, 우견편단의 법의, 얼굴은 마모가 심하다. 지권인 수인의 비로자나불이다. 측면과 결가부좌한 무릎 폭도 좁아 보인다. 광배 여부는 알 수 없다.
본존불에서 가장 특색있는 중대석 안상의 문양이다.
꽃?
향로?
?
답사기 준비하면서 자료를 찾았지만 수포였다.
공양물(꽃.향로...)을 표현한 것인가?
좌협시 보살 입상. 지대석과 대좌가 한 돌이며 복련이 피었다. 얼굴 부분의 훼손이 심하여 형체를 파악하기 곤란하다. 목걸이나 팔찌 등의 장식과 길게 늘어진 승각기와 두 개 매듭 장식의 법의가 마치 중세 유럽의 수사의 모습이다.
우협시불. 좌협시불과 수인만 바뀌었을 분 흡사하다. 손에는 지물을 들고 있지만 불분명하다. 반대손의 여원인으로 보인다. 삼존불은 고려 전기의 불상 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광배홈?
훗날 누군가에 의해 오늘 내가 품은 의문점이 모두 해소되길 기원해본다.
2009.09.12
|
'경상남도 > 합천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마음은 아득하고...해인사(사진) (0) | 2011.07.06 |
---|---|
[스크랩] 간만에 마눌이랑...합천(사진) (0) | 2011.07.06 |
[스크랩] 합천 백암리에서 (0) | 2008.06.06 |
[스크랩] 합천...월광사지 (0) | 2008.06.06 |
[스크랩] 합천...묘산 소나무 (0) | 2008.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