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진당님은 경북전문대 정문을 통과하지 않고 우측 공터로 안내를 했다. 예전에 마애불을 찾기 위해 교정으로 들어가 수배를 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피식 웃음 지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안내판은 고사하고 진입로도 없어 풀을 걷으며 올라가면서 관광의 대명사 지자체 영주시의 배부른 행정에 심한 분노가 일었다.
가흥동 삼존불. 암각화와 서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으니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동선을 유도하면 매니아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바위에 관수대(觀水臺) 글씨가 보이고 그옆을 지나면 마애불이 보인다.
觀水臺로 미루어 예전에는 물길이 이바위 앞을 흘러갔으면 추측할 수 있다. 관수란 단지 물을 바라보는 곳이라는 의미일까? 우리가 정자나 고택 답사시에 흔히 만나는 비슷한 의미의 관란(觀瀾)이라는 말이 있다. 관란은 맹자의 진심장구(盡心章句)의 “관수유술(觀水有術) 필관기란(必觀基瀾)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물을 보는데도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큰 물결을 보아야 할 것이다. 라는 뜻으로 흐르는 물은 자기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아무리 크고 작은 웅덩이가 있을지라도 그곳을 다 채우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뜻으로 끊임없이 학문에 정진하라는 의미다.
불두 부분은 양각이며, 어깨 아래로는 선각에 가깝게 처리되었다. 대좌와 광배가 생략되어 있다. 법의는 통견이며, 수인은 시무외·여원인이나 다른 석불과 달리 오른손 왼손이 뒤바뀐 시무외인 여원인이다.
뛰어난 조각솜씨는 아니지만 훼선이 안된 불살상으로 자료에 따라 고려, 조선을 오르내린다. 일설에는 황씨 성을 가진 마을의 부자가 아들 낳기를 기원하며 부처님을 새긴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한다.
해질 무렵 마애불에서 바라보는 가흥동 삼존불도 아름답지 않을까?라는 감상적인 생각도 흙과 나뭇잎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공양도구와 널부르진 소줏병 때문에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제 외딴 지역에 위치한 마애불 답사시 물병과 작은 공양품을 필수적으로 가져가야겠다. 그래야만 내마음이 편할 것 같다. ()()()
2009.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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