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거창군

[스크랩] 거창...거기리 성황당

임병기(선과) 2008. 10. 2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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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읍에서 주상면 거기리 가는 길. 왜가리(?) 서식처가 보인다. 문득 전남 광양 텃밭 도서관이 떠올라 소리없이 웃음 지었다. 지금보다 더좋은 결론이 도출되어 꿈의 도서관이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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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도 종료되었건만 오리무중이다. 별수 없이 노인정을 찾았지만 할머니들은 모르겠다고 하여 포기할 즈음 "서낭당" 찾는겨?라며 누워계시든 할머니기 일어나셨다. 그제서야 모든분들이 길눈이가 되어준다. 경상도 발음의 성황당과 서낭당의 차이가 아니라 우리민초들에게는 서낭당으로 말해야 이해가 쉬운 까닭이다.

 

다시말하면 냉수는 가진놈의 단어이고 찬물은 우리의 것이며, 오수는 제도권의 용어이고 낮잠은 민초의 인간적인 단어란 말이다.  현장에 도착하니 우리 마누라 말씀이 머리를 강하게 내리친다. "이거 몰라고 그렇게 헤맸냐?"

 

부전여전. 오래전 천안 작은 처남댁에 가면서 처가집 가족 모시고 여기저기 들렸었다. 지금이야 널리 알려졌지만 당시만해도 진천 농다리는 주목받지 못한 답사지였다. 농다리에 도착한 우리 장인어른 "임서방. 이거 볼라꼬 나를 여둘꼬왔나???"

 

서낭당에 대해서는 우리님들도 이제는 익히 인지하리라 믿는다. 성황단은 마을 입구나 고갯마루에 막돌로 쌓아올린 돌무더기로,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풍수 비보, 경계, 이규태님은 유사시 무기로 쓰기 위해 목적으로도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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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마을은 성주여씨가 이룬 마을로 성황단에 대한 전설이 전해온다. "500여 년 전에 이 마을에 사는 여씨 집에 비범한 아이가 태어났는데 역적이 될 것을 두려워한 부모가 아이를 죽였더니 마을 뒤의 깃대봉에서 용마()가 날아와 죽었다" 하며, 그 말의 무덤이 이 돌무지라고 한다.

 

이제는 잊혀진 동제를 지내고 단장했던 금줄이 보인다. 거기리에서는 정월 15일에 돌무지 앞에서 동제를 지낸다고 한다. 동제는 결국 자기자신 동민을 위한 의식이건만 주위에서 사라져가는 세태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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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낭당은 신성한 영역이자 신앙의 장소였기 대문에 왕래하는 사람은 신발, 돌, 나무, 오색천 등 무엇이든지 놓고 지나가는 풍습이 지방마다 다양하게 전해 온다. 거기리 성황당을 지날 때는 돌무더기 위에 돌 세 개를 얹고 침을 세 번 뱉고 지나가면 재수가 좋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고 한다.

 

자꾸만 사라지는 민속신앙. 찾는 사람의 유무에 관계없이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여 후대에 전승해야 할 우리의 문화유산이니 거기리 마을 큰길가에 작은 팻말이라도 세워 두었으면 고맙겠다. 여름날이면 수승대 일원을 난장으로 만드는 국제 영화제 예산 0.001%만 할애하면 만사 형통일텐데...

 

2008.08.15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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