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진주...마진리 이씨고가

진주시 대곡(大谷)면 마진(麻津)리. 동명으로 미루어 예전 어느시절 마을 뒤에는 골이 깊은 산이 있고 마을 앞으로는 강나루가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마을로 추측된다. 마진리 재령 이씨고택은 종손 어르신이 멀리 출타하지 않은듯 솟을대문이 열린채 비어 있었다.

 

고택은 "숙종(肅宗) 갑오년(1714) 이덕관(李德寬)씨가 양택(陽宅)의 명당(明堂)이라 일컫는 이곳에 마호당(磨湖堂)을 정초(定礎)하여 안채 6칸, 중(中)사랑채 11칸, 마호당 3칸, 별묘(別廟) 3칸, 솟을대문 등을 무술년(戊戌년-1718)에 완공하였으며, 13대에 걸쳐 종택(宗宅)으로 이어오다가 중사랑채와 별묘는 허물어져 없어지고 안채 마호당 대문만 남아 1865년 현 소유자의 증조부 이현도(李鉉道)씨가 마호당을 1차 중수(重修)하였고, 조부 이승호(李承浩)씨가 1937년 안채 6칸을 5칸으로 개축하였으며, 1961년과 1989년에 마호당과 대문을 중수(重修)"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근래에 중수된 솟을대문.

 

 

행정력 부재? 솟을문과 사랑채 중수시 세웠던 안내문이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진주 유등축제에 남강을 물들이던 휘황찬란한 유등이 오버랩되어 심기가 더욱 불편하다. 전시행정에는 국고를 낭비하고 눈길이 미치 않는 한적한 곳은 언제까지 이지경으로 방치해야 하는지? 숭례문 화재는 국보여서 연일 매스컴이 대서특필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맞추고 있지만, 이곳은 먼나라 이야기인 듯 언찮기 그지없다.
 

 사랑채 마호당.  막돌 허튼층으로 쌓은 기단, 홑처마 팔작지붕,정면 3칸중 2칸이 대청이며 대청에는 정측면에 들어열개 분합문과 계자난간을 설치하였다. 한칸 사랑방 전면에도 계자난간을  설치하였으며 대청에는 당호인 '마호당' 현판이 걸려 있다. 처음부터 정면 6칸 안채에 비해 사랑채를 3칸으로 조성한 연유가 궁금하다.

마진리 고택 안채. 중사랑채가 허물어져 사랑마당에서 바로 보이는 안채. 일반적인 안채의 안온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사랑채보다 강한 힘을 품고 있는듯 하다. 안채는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이다. 방 전면에는 툇마루를 내었다. 일반적으로 5칸 구조에는 대청이 2칸이지만 고택 안채는 1칸이다. 대청의 주기능인 제향과 휴식공간 기능이 상당히 줄어든 배치로 보인다.

 

하지만 안채의 가장 큰 특징은 부엌이 전면에서 보이는 않는 구조다. 장독대 옆 측면에 출입문을 내고 전면에 방을 둔 배치 때문이다. 겹집구조는 아닐텐데, 난방을 위한 구조적 문제로 보이지만 안주인을 뵙지 못해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중사랑채가 허물어진 고택 솟을문에서 바라본 마호당, 안채. 13대 동안 양자를 들이지 않았다는  자부심과 석 섬 부족한 천석지기 살림 내력, 별묘 이야기 등등 종손 어르신에게 직접 들어야만 진정한 고택 답사가 되었을텐데...

 

2008.02.16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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