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공주시

[스크랩] 공주...소라실 장승 ,솟대

임병기(선과) 2008. 6. 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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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번 국도변에서 입구를 잘못 찾아 시골마을을 뱅뱅돌았다. 급기야 시골  마을회관에 들려 맛나게 점심식사중인 할머니에게 소라실 위치를 확인했다. 이마을을 답사 동선에 포함한 까닭은 장승과 솟대만 아니라  마을 축제인 소라실 장승제(충남 무형문화재 제8호)가 지금도 매년 열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탄천면 소라실이라는 지명은 마을의 생김새가 바닷가의 소라와 같다는 설, 소나무가 무성한 산골짜기 사이로 소로(小路)가 있어서 그 소로길로 들어가는 곳에 마을이 있으니 소로골이라 부르던 것이 변해서 소라실로 불렀다는 설, 또 마을형국이 소가 누워 있는 형국이라 불려졌다고 한다.

 

삼태봉 마을 신부장승.솟대

 

저수지와 육모지붕 누정을 중심으로 도로변에 위치한 삼태봉마을 장승은 서쪽=음=땅=여성을 상징하며 가슴에 서방지원축귀대장군 이름표를 달고 있다. 정월대보름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 새롭게 단장한 솟대와 금줄이 선명히 드러난다.

 

장승과 솟대의 상징성은 다양하지만 소라실 마을 장승은 동네 앞산이 괘등혈(등잔을 걸어 놓은 형국)이라 비보 성격, 즉 물의 성격이 가장 강한 듯 하다. 소라실에서는 솟대는 매년, 장승은 격년으로 새로 모시며  이전에 모신 솟대와 장승은 썩어 넘어지지 않는 이상 같이 모신다고 한다.


삼태봉마을 신부 석(?)장승

 

족두리를 쓴 신부장승은 입술도 곱다, 앞에는 석장승을 모셨는데 여성을 상징한 것 처럼 보인다. 처음 세운 장승을 원형으로 전수되고 있기 때문에 400여년을 이어온  소라실 장승의 모습은 그시절을 살다간 동민의 얼굴이 아닐까? 


삼태봉 마을 솟대

 

소라실 지형이 등잔모양의 성리봉과 소라실이 마주보는 형상이라 하여 액땜으로 시작된 장승제는 400여 년을 지속되어 오면서 토속신앙과 민속놀이로 정착되었다. 소라실장승제는 백제시대부터 전해진 고유의 민속신앙으로서 정월 대보름날 남·여 장승을 합궁시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생산의식으로 알려져 있다. 


삼태봉마을 도로변 장승 솟대

매봉 마을 솟대,장승

 

매봉마을 입구 장승은 동=양=하늘=남성을 상징하며 사모관대를 갖추고 다서 사악한 잡귀에게는 무섭게 보일 뿐 우리눈에는 해맑은 모습이다.

 

"소라실장승제는 매년 정월 열닷새(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날 치러진다. 음력 1월 7일에 농악을 울리며 시작되어 각 집에서 걷은 쌀로 술을 빚고, 15일까지 주민들은 부정한 것을 금한다. 마을의 계곡을 사이에 두고 동쪽은 신랑, 서쪽은 신부로 나뉘어 대보름날 마을 중앙에서 기세배로 시작한다. 각자 농기를 둘러싸고 놀다가 제사장 앞에서 신부가 4번 절하고 신부가 2번 절하면 신랑마을에서 비단을 묶어준다.

 

 날이 어두워지면 농악에 맞추어 동구다리에서 장승의 혼례식을 거행한 후 색깔이 있는 베짜치로 신랑신부를 묶어 합궁시켰다가 떼어 놓는다. 합궁의식이 끝나 각자 마을로 돌아가면 주민들은 질병과 액운을 쫓는 의미에서 방포 3발을 쏘고, 동쪽마을에서는 씨름, 서쪽마을에서는 널을 뛰어 장원을 뽑고, 다시 모여 밤새도록 한바탕 논다. "...다음


매봉마을 문인석(?)

 

양의기운 남성을 상징한 문인석(?).내눈에만 어울리지 않는 걸까? 장승제의 근본 목적은 농사가 시작되기 전 음기 즉 땅의 기운이 가장 강한 정월 보름을 택하여 마을 결속을 다지는 민속놀이자 민속신앙이었던 것이다.

요즘처럼 농기구도 농약도 전무했던 시절 노동력으로만 농사를 짓는 열악한 환경에서는 단합과 결속이 자연환경과 버금가는 제일 조건이었기 때문이었다.



매봉 솟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메신저로 대접받는 오리(철새이기 때문에 그런 상징성을 가진다)는 대체로 민속에서 저승인 북쪽을 향해 세운다. 이마을의 경우 화기를 누르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고 했지만 입에 문 물고기는 다산의 의미인지? 먼길 개나리 봇짐속 요기거리인지 궁금하다!!!

 

이런 답사길에는 넉넉하고 여유롭게 마을 노인들에게 막걸리 대접하며 장승제에 관한 설화, 터부, 에피소드 등을 주저리주저리 들었으면 더없는 즐거움이었을텐데...

 

2007.03.11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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