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밀양시

[스크랩] 밀양...만어사

임병기(선과) 2008. 6. 6. 14:05
728x90

엄청난 힘. 정열!!

돌로 변한 수 만 마리 불고기를 환생시키려는 듯 그녀의 목소리는  만어산 계곡을 휘몰아 친다.

작은 체구에 상상 못할 감정과 에너지의 발산이다.

순간 저음의 톤이 심연을 알 수 없는 해저 골골을 헤매고 있다.


 
조용미님 시를 낭독하는 파랑새님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조용미]

물고기의 등에 산이 솟아올랐다.
등에서 산이 솟아오른 물고기는 幀畵 속에 있다.
고구려 고분 벽화 속의 물고기는 날개를 달고 있었다.

탱화 속의 물고기를 나는 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커다란 산을 지고
물 속을 떠다녔던 적이 있는 것 같다.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앗도 등에 돋아난 죄의 무게는 가벼워지지 않았을 것이다.

魚飛山에 가면 물고기들이 날아다녔던 흔적을 볼 수 있을까?
산에 가는 것을 미루다 물고기의 등을 뚫고 나온 사릴르 본다.
물고기는 뼈를 삭여 제 몸 밖으로 산 하나를 밀어내었다.

날아다니는 물고기가 되어 세상을 헤매고 다녔다.
비가 쏟아져내리면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정에서 푸덕이며 금과 옥의 소리를
낸다는 萬魚山과 그 골짜기에 있는 절을 찾아가고 있었다.

하늘에 떠 있는 일만 마리 물고기 떼의 적멸, 폭우가 쏟아지던 날 물고기들이
내는 장엄한 풍경소리를 들으며 만어사의 옛스님은 열반에 들었을 것이다.

탱화 속의 물고기와 어비산과 만어사가 내 어지러운 지도 위에 역삼각형으로 이어진다.

등이 아파오고 남쪽 어디쯤이 폭우의 소식에 잠긴다 萬魚石 꿈틀거리고
눈물보다 뜨거운 빗방울은 화석이 된다.

 

 

 

우리나라 많은 사찰 창건설화 처럼 만어사에도 나쁜 용의 전설이 전해온다. 불교가 전해지기 전부터 우리나라에는 민간토속 신앙이 있었을 것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물이 가장 중요하였으니 당연히 물을 관장하는 용이 민간숭배 대상 우선순위에 자리매김했으며 그 틈새를 비집고 불교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독룡을 부각시키지는 않았을까?

훗날 불교세력이 신앙의 중심에 자리잡고는 모든 독용을 용서하고 불교와 민간의 용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물론 근거 없는 이야기다.

 

"만어산의 옛 이름은 자성산 또는 자시산 이라 불리었다 한다. 근처에는 옥지라는 연못이 있었는데 못된 독룡 한마리가 살고 있었다 독룡은 성질이 사악하여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 모두 뜯어먹고 짓밟아서 농사를 망치게 만들었다.
김수로왕 시절 자시산에 큰절을 창건하여 그 낙성식에 참석하러 자시산으로 행차를 하였다. 이때 백성들이 몰려와 왕에게 옥지에 사는 돌룡의 폐단을 고 하고 퇴치해 줄것을 왕에게 청 하고 왕은 백성들의 간청을 부처님께 기원 하였다.
부처님은 수로왕의 기원을 받아들여 옥지의 독룡을 불러 꾸짖었다. 독룡은 부처님의 꾸짖음에 자신은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를 소원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여 그동안 헤꼬지를 하였다고 한다 부처님의 제자로 받아 주신다면 백성의 농사를 망치는 일은 없겠다 하니 부처님은 쾌히 독룡을 제자로 받아 주었다." 

 

 

동해 물고기를 몰고온 용왕의 아들과 물고기가 변한 만어석이다. 허황하다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자. 하지만 만어사에서도 설왕설래(?) 연기만 모락모락 피우는 남방불교 도래설은 곱씹을만하지 않을까?

 

저멀리 해남 미황사. 김해 장유, 은하사.하동 칠불암.해인사 영지......, 파묻힌 가야사가 햇빛을 받는 날 불교 도래 편년이 뒤집혀 지겠지.

 


만어사 너덜지대에 가보아라. 달빛에 젖은 신화는 햇빛에 비친 역사가 되어 눈앞에 나타난다.

조용미 시인의 시를 분위기를 잡고 낭송하던 파랑새님도 소녀가 되어 바위에서 울리는 쇠종소리를 찾아 토끼처럼 뛰어 다닌다.

 

동해  용왕의 아들이 자신의 휘하에 있는 용과 물고기 무리를 이끌고 이곳 으로 들어와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를 청했다. 아래사진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교화되어 미륵불이된  용왕의 아들이며, 윗사진은불심이 모자라  바위로 변한 물고기다. 

 


지금은 전각속에 모셔진 동해용왕이 변한 미륵불 앞 작은 샘은 남해바다 조수 변화에 따라 수위가 달라진다고 한다.

또한 나라에 큰일이 발생할 때 바위에서 비오듯 땀을 흘렸다고 하니 신비로운 바위임에는 틀림없다.

 


어? 누가 보아도 고려 탑이다. 그렇다고 남방불교 전래설도 수로왕 창건설화도 엉터리라고 예단하지 말지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고려 명종 10년(1180)에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창건은 가야가 분명하지 않은가?

 

탑 앞에서 설을 푼다. 탑의 배치, 시대적 흐름, 비보책, 염승책...

하지만, 늘 부족한 어휘력, 무딘 감수성, 어눌한 표현 능력을 감싸안으려는 듯 보일러님이 거든다.

 

"옥개석이 통통허니 살이 쪘구나.!!"

 

때론 역사보다 설화, 전설을 쫒는 답사도 즐겨보자.


2006.10.15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메모 :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