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안정사지 석불좌상

2010년 이전 우연하게 안정사지의 불상을 인지 했었다. 그리고 2011년 6월 마누라와 합천 답사길에 마을에 들렸지만 불상이 도난당했다는 주민의 말씀을 듣고 발길을 돌린 경험이 있다. 이후에도,영암사지에서 가회로 향하는 마을 앞길을 여러번 왕래했지만 들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며칠전,한국의 사지에서 조사한 지리산 자락의 부도가 자꾸 머리를 스치어 동선을 수립하던 와중에 불현듯 안정사지 석불이 떠올라 마음 먹고 다시 찾기로 했다.   오늘도 마을 입구에서 불상을 탐문했지만 석불은 없으며 이곳에서 떨어진 오도리 부처골 마을의 석불좌상을 안내해주어 혹시하는 마음으로 부처골을 찾아갔지만 예상대로 몇년 전에 뵌 부처님이었다.   다시 마을로 돌아와 탐문하였더니 안불 주민들은 석불이라고 칭하지 않고 탑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마 복부 이상이 훼손되어 불상 보다는 대좌를 쌓은 형태 때문에 탑으로 모신 것 같았다.     마을 입구. 성황당과 당수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몇년전 성황당 앞의 성황목 한그루가 고사하였으며, 예전에는 음력 정월 보름날 풍물과 함께 동제를 모셨다는 주민의 설명이 이어졌다.     창건과 폐사의 사적은 전하지 않으나 일제강점기의 자료에는 안정사지安靜寺址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사지에는 와편, 도자편, 석조대좌와 훼손이 심한 석불좌상이 남아 있다.     석조대좌와 석조여래좌상. 상,중,하대석을 갖춘 대좌는 거의 완형이며, 불상은 하반신과 오른손 일부만 남아 있다. 조성시기는 9세기 통일신라 하대의 작품으로 생각된다.        4매로 결구된 장방형 지대석은 정,후면에 2개 안상, 양측면에 3개 안상을 새기고 내부에는 사자상을 모셨다. 얼핏 12지로 보였지만 사자상이었다.   지대석 정면. 안상 2개 사자상은 마모가 심하여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         지대석 측면 3개 안상, 사자상     사자상         하대석. 방형 하대 저석 위에는 복판복엽의 복련을 새기고 상부에 각호각의 3단 괴임을 마련하였다.   복련 모서리에는 귀꽃을 피웠다. 중대석 방형으로 안상을 새기고 사천왕상을 모셨다. 불대좌에 방형대좌와 사천왕상을 모신 작례는 흔하지 않다 이곳에서 가까운 청량사 석불좌상 방형대좌와 친연관계가 있는 작품으로 추정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청량사 석불좌상 대좌에는 12지와 불보살이 봉안되어 있어 양식상의 차이가 있다. 남방 증장천. 서방 광목천 북방 다문천.동방 지국천   북방 다문천. 비파   남방 중장천. 탑   서방 광목천. 삼지창   동방 지국천. 칼 상대석. 뒤집혀진 상태의 대좌는 4면이 서로 달라 고개가 가웃거려지는 묘한 형태이다.   측면 방형 받침, 앙련과 운문, 정면에서 보아 철凸자 모습의 3단의 상대 이런 대좌의 작례는 기억에 없다. 측면의 철凸자는 미적 감각에 불과할까? 혹 현재 결실된 광배 촉공이 파져 있는 부분은  아닌런지? 정면 방형 받침. 운문이 가득한 높은 상대중석, 방형의 상대상석을 두었다.   후면 방형받침, 앙련, 3단의 상대로 구성되어 있다.      석조여래좌상. 결가부좌의 불상은 상반신 이상은 파손되어 존명,착의법, 수인 등은 확인 불가하며, 남은 부분도 대부분 훼손이 심하며  지의류가 덮여 있다.   석불좌상 후면                   돌아오는 길 상대좌가 뒤집혀졌다고 말씀드렸더니 몇년전 한밤중에 서치라이트가 비쳐지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지만 사냥꾼들로 생각하고 문밖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주민들이 도괴한 대좌를 다시 세우는 과정에 잘 못 올려진 것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주민들이 외지인을 경계하고 석불의 존재를 확인해주지 않은 까닭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는 등뒤에서 들리는 주민의 마지막 당부가 서글프기 그지없다 "글, 사진을 많이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2016.05.2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