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2005.10.25 사진:2013.06.16
대구-안동 간 중앙고속도로가 준공된 후에도 특별한 일이 없는한 국도를 즐긴다. 요즘은 답사 동선을 잡고도 우회도로로 인해 곤욕을 치룬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구안국도는 그런 염려없이 느긋하게 달릴 수 있을만큼 익숙하다. 상주, 풍산,안동 출장 업무차 나섰지만 환상적인 답사 동선이기에 비록 답사는 못 할 망정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길이라 가슴이 뛴다.
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이 내사전에 환상적 동선을 몽땅 비켜갈 수 있겠는가? 슬쩍 동료에게 '니 방단형 석탑 봤냐?" "그게 뭡니까?" "그라면 구경 시켜줄께 가자!" 그렇게 의성에서 우회전하여 안평 석탑리로 향했다.
안동 방단형 석탑이 있는 지명도 석탑리었고 이 곳 역시 석탑리다. 이처럼 방방곡곡에는 불교 도래이후 명명된 지명이 무수히 산재해 있다. 절골, 탑리,부처골,탑골,미륵댕이,부처뱅이.석탑동,비로봉,의상봉,반야봉 등등...기왕 이야기가 빗나갔으니 내가 알고 있는 재미있는 지명 이름을 이야기해보겠다.전국 소읍에도 교촌,교동은 예전에 향교가 있었거나,현재 위치한 지명이며, 사직동은 사직단이 있었던 곳이다. 가마솥 부(釜), 따뜻할 온(溫)이 들어간 지명은 온천 지역이다.
역사나 인물과 관련된 지명과 자연환경,풍속 동식물,풍수에서 유래된 지명이 우리국토 처처에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우리님들도 답사시에 유념하여 살펴보면 답사의 즐거움이 배가되리라 확신하며, 요즘 티비 프로에 나올만한 불가사의의 지명을 몇개 살펴보자. 2005.10.25...많이 젊어 보이나요?
강원도 화천군에 水下里,水上里는 화천댐이 생긴후 댐위는 수상리, 댐 아래는 수하리로 분리되었다. 청주국제공항의 이륙지점은 飛上里, 착륙지점은 飛下里이며, 경남 창원의 객차를 제조하던 현재의 현대 로템의 지명은 車龍洞이니 우리 선조는 그 자리에 댐,공항,열차 제조공장이 들어설 줄 알고 그런 지명을 붙였을까?
뿐만아니라 여천 석유화학공단은 油頭所, 대전의 鷄山洞에는 우량종계장이 들어섰으며, 儒城에는 대덕연구단지가, 남해와 하동을 있는 남해대교 아래는 지명은 露梁이며 그위에 이슬다리 즉 남해대교가 건설되었어니 기가막히지 않은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끝없는 재미에 빠지게 될 것이니 그건 우리님의 몫으로 돌리겠다.
이제 포장은 되었지만 승용차 두대가 교행이 불가능한 동네를 통과하면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막고 석탑이 서있다. 아니 누워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붕괴가 진행되고 있었다.
문화재청 설명문을 보자 "불규칙한 모양의 자연석을 쌓아 만든 고려시대의 석탑이다. 탑에 대한 기록은 물론 주변에 관한 기록도 전하지 않는다. 탑은 건물터 만큼 넓게 낮은 단을 마련하여 그 위에 계단모양의 층단을 만들었다. 현재 윗부분이 무너져 원래 몇층이었는지 알 수 없고,
1, 2단에 걸쳐 네 면에 목탑에서처럼 감실을 파서 불상을 모셔두었다. 현재 윗부분이 무너져 원래 몇층이었는지 알 수 없고, 기단과 탑신의 구분도 애매한 독특한 형식의 탑이다. "
신라전성기의 탑이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의 생산품이라면, 방단형 석탑은 노동집약적 저수익의 작품이기에 오늘의 우리 농촌 현실을 바라보는 듯하지만,그시절에는 상당한 호수의 취락이 있었을텐데 협소한 지형에서 쉽게 유추가 되지 않는다.
감실의 부처로인해 탑으로 명명되었다지만 후대에 감실을 조성했을 수도 있을텐데...
무덤이면 어떻고, 탑인들 어떠하리? 감실 앞에 놓여진 공양의 흔적으로도 면면히 마음에서 마음으로 따뜻하게 전해 내려오는 민초들의 소박한 정성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을...
누룩바위. 석탑리 입구 도로변에 위치한 바위이다. 2005년 답사기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 이후에 전설에 맞추어 새롭게 솟대를 비록하여 작은 공간을 마련하였다.
먼 옛날에 이 누룩바위 아래에는 항상 술이 솟아나와 지나는 나그네들이 즐겨 찾아 목을 적시는 곳이 되었었다. 그런데 이 술은 단 한잔만 먹도록 되어 있고 그 이상은 절대로 먹지 못하게 엄금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하루는 어떤 불량배가 나타나서 연거푸 두잔을 마시고도 또 더 마시려고 하자 그만 술이 나오지를 않았다. 그 뒤로는 영영 술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한다.
2013.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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