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강진군

월출산 불교문화유산을 찾아서...월남리 선각마애여래두상

임병기(선과) 2013. 4.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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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존암지 마애삼존불 답사 후 경포대 방향으로 하산하여 우측 산록으로 접근하여야한다. 월출산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명분은 찬성하지만 지정문화재에 대해서는 작은 이정표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삼존불 처럼 길이 없어 주로 계곡을 이용해서 접근이 가능했다. 공원관리공단 직원에게는 미안한 일이고 업무 과부하가 예상되지만 월, 분기, 년 기준으로 제한적인 인원에게 탐방을 허용하는 방안도 강구하면 좋을듯하다.

 

문화재는 찾은 사람이 있을때 그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폐허가 된 암자터. 활용할 방법도 있을텐데

 

 

힘들게 올라온 탓도 있지만 마애불두의 크기에 모두 탄성을 지른다. 나도 바위에 새겨진 작은 불두라고 생각했었는데 입을 다물지 못하겠더라. 우리 일행의 동선과 달리, 경포대 야영장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은 동선이다. 좌측에 설치된 경포대 안내문을 지나 삼거리에서 좌축 개울 건너로 올라가면 된다. 주민들은 불두가 위치한 계곡을 칡덕골로 칭하며 칡덕골부처로 부른다고 한다.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폐사지 총람에도 월남사지만 언급되어 있으며 마애불두가 자리한 터의 사지. 암자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 조성시기가 고려전기로 추측되어 월남사와 동시대에 영화를 누렸던 사지의 유적으로 판단하고 싶다.

 

 

마애불두는 높이 4M, 최대폭 6M 바위에 불두만 선각으로 표현된 여래상이다.  고려전기의 작품으로 전한다.

 

 

소발에 육계가 높고 상호는 통통한 원만상이며 가늘게 뜬 눈, 눈꼬리는 가늘고 치켜 든 모습이다.

 

 

크고 뭉퉁한 코, 귀는 길게 표현되었다.

 

 

큰 상호에 비해 입은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며 꽉 다물고 있어 엄숙한 분위기다.

 

 

불두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동행한 학예사님이 모델이 되어 주었다.

 

 

 

왜? 삼존불을 새겨도 충분한 공간에 불두만 남겼을까?

 

 

 

꽃이 피고 지고 세월은 달려왔건만 불상은 천년 세월 묵언중이니......

 

 

하산길. 금릉 경포대. 각자는 찾지 못하고 추억의 영화 '7년만의 외출'속의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마를린 먼로의 치마가 풍선처럼 부풀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의 만개한 얼레지가 아닌 수줍은 조선시대 단아한 여인 같은 얼레지 꽃 봉우리만 보았다. "금릉이란 고려시대부터 부르던 이름으로 들판에 위치한 성벽이라는 뜻과 중국 초나라 위왕이 왕의 기운이 있다하여 땅속에 금을 묻어 놓았다한 데서 유래했다. 경포대는 베포 자를 써서 월출산에서 흐르는 물줄기의 모습이 무명베를 길게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진각국사  혜심은 불두 봉안 불사를 지켜보았을까?

 

왠지

 

이형기의 낙화 한 구절이 가슴에 다가오는 오늘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20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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