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안성시

안성...신창리 삼층석탑

임병기(선과) 2011. 6. 1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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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고삼면 신창리 293-3. 네비는 멈추었지만 탑은 오리무중이다. 이런 시골길에 문화재 이정표는 고사하고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의 광풍이 예외없이 이곳에도 휘몰아 친 듯 폐허가 되어버린 우사에는 폐비닐만 나뒹굴고 있었다. 위정자의 한 순간의 판단 미스 아니 지도력의 부재로 인해 초래된  잔악한 인간들의 파렴치한 행동으로 밖에 치부할 수 없지 않은가?

 

 

무작정 마을로 들어갔더니 경로당 앞에서 일을 하시던 촌로께서 설명으로는 못 찾는다며 말없이 앞선다. 이렇게 고마운 분을 만나는 것도 나의 복이려니. 낙엽 쌓인 산길. 지금은 인적이 끊인지 오래지만 노인이 초등학교 다니고, 시장 나가고, 대처로 돈 벌로 갈 때 늘 지났던 고개였다고 한다. 모르긴 해도 그시절에는 군에 간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던 어머님의 정성으로 쌓은 서낭당 돌무지도 있었을 것이다.

 

 

고개너머 폭탄을 맞은듯이 초토화 된 우사가 보이고 다시 잠시 걸은 후에 멀리 석탑이 보인다. 고진감래는 아닐지라도 인연짓기 쉽지 않은 탓에 힘껏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참 당당하지 않은가!!! 괜히 심술부려 뒷다리걸기로 넘겨보고 싶은 장난기도 발동하고.

 

 

탑이 있었던 자리는 봉국사의 옛 터로 알려져 있으며, 현위치보다 윗편에 있었던 탑이  홍수로 도괴되어 흩어져 있던 탑을 수습하여 1991년 복원했다고 한다. 2층 기단 3층탑으로 상륜은 멸실되었으며 고려시대 석탑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기단에는 우주와 탱주를 세우고 갑석을 결구 하였다. 갑석에는 상기단 면석괴임을 2단으로 조출하였다. 상기단 면석에는 양우주를 자연스럽게 모각하였고 희미하게 탱주(?)도 보인다. 상층기단이 탑신부 보다 높고 넓어 안정감이 뛰어난 석탑이다.

 

상기단 갑석에는 호각형의 탑신괴임을 두었고, 탑신에는 양우주를 표현하였다. 초층 탑신석에는 사리공이 있었다고 한다. 옥개 받침은 4단, 나수면 물매는 깊지 않고, 처마 끝 전각의 반전은 완만하다. 

 

 

 

내가 사진을 찍고 둘러볼 때 가지 말없이 앉아 기다리더니 다시 저 산을 향하여 성큼성큼 앞장을 선다. 하도 고맙고 미안하여 액기스 몇 봉지와 작은 성의를 표하였더니 거절하여 어렵게 전해드렸다. 옛님 답사의 매력은 역시 사람의 情을 느끼고, 배우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다시 길위에 서게 되고......

 20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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