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답사 동선은 유난히도 지난 군시절을 돌이켜 보게하고, 졸업후 잊혀진 친구 놈들을 떠올리게 했다. 인제 원통에서 근무했던 친구놈들이 구절양장의 소양호를 끼고 휴가를 나왔다며 한 잔 술에 소양강 처녀를 젓가락 장단에 맞추어 구성지게 불렀었다. 벌써 30년전 저편의 아득한 빛바랜 앨범속의 추억이 되었지만...
화천 간동면 성불사지 석불,석장승을 찾지 못하고 내쳐 달려 청평사 입구에 도착했다. 청평사 동선은 소양강 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 입구에 하선하여 도보로 진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으른 중생은 좁은 산길도 아랑곳 않고 달구지를 몰았더니 입구에서 제지를 받았다.
중국 원나라 공주와 상사뱀. 산길 도중에 달구지를 세우고 계곡을 벗삼아 춘흥을 느끼려는 순간 묘한 인물상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뱀을 희롱하는 인도 저자거리의 풍경이 스쳐 갔지만 애닲은 사연에 나의 젊은 날이 생각 나더라. 짝사랑 님 생각에 밤을 하얗게 보내고, 부치지 못한 편지를 책갈피에 오랫동안 접어 두었던 추억이 없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 아닐까?
거북바위
구성폭포. 계곡을 따라 전개된 비경에는 처처에 공주의 사연이 얽혀 있다. 공주가 묵었던 동굴은 ‘공주굴’로, 목욕을 했던 웅덩이는 ‘공주탕’이라 전해오고 있다. 그런저런 달빛 이야기를 곁에서 지켜보았을 구성폭포는 지금도 아홉 가지 소리를 내며 물줄기를 떨어트리고 있다.
구성폭포 뒷편 산자락에 위치한 석탑. 상.하 기단에는 우주와 한 개 탱주가 모각되었다.상기단 갑석에는 덧서까래를 표현하였고 몸돌과 옥개석은 한 개의 돌이다. 몸돌에는 우주가 보이고 옥개받침은 4개이며, 상륜은 멸실되었다.
신라 석탑을 계승한 고려 초기 탑으로 보여진다. 공주와 상사뱀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탑의 위치로 판단하면 비보탑으로도 여겨 진다.
고려 정원의 영지. 영지는 청평사 뒤의 오봉산이 비치도록 되어 있으며, 연못 가운데는 삼신산(三神山)을 상징하는 세 개의 큰 돌 보인다. 이자현이 조성했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정원으로 알려진 고려정원은 청평사 구석구석 모든 곳에 걸쳐서 펼쳐져 있다. 문화재청 자료를 가져왔다.
긴 계곡을 거쳐 청평사 중정에 도착했지만 일주문은 보이지않고 잣나무 두 그루가 일주 처럼 나란히 서서 두 팔 벌리고 반긴다.
"청평사가 창건된 것은 고려시대의 일이다. 973년(광종 4) 중국의 영현(永賢) 선사가 이곳 오봉산에 절을 짓고 백암선원(白岩禪院)이라는 참선도량을 열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있지 않아 백암선원은 폐사가 되었다. 1068년(문종 22) 지금의 춘천에 해당하는 춘주도(春州道)의 감창사(監倉使)로 부임한 이의(李의)는 오봉산의 빼어난 경치를 사랑하여 백암선원의 옛 터에 절을 짓고 보현원(普賢院)이라 하였다.
회전문(回轉門). 천왕문으로 좌우에 사천왕이 시립할 공간을 두었다. 중앙 3칸이 회전문이고 좌우에 딸린 전각 때문에 폐쇄적인 느낌이 든다. 고색 짙은 기단은 옛시절 청평사 부재로 보여진다.
회전문을 통과하여 만나는 경운루. 회전문 석축처럼 초창기 기단을 활용하여 쌓았다.산지중정 가람 배치와 어울려 층단을 이루고 있으며 누하 진입하면 청평사 금당 대웅전 영역이다.
대웅전 영역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나한전,관음전 정면에 회랑을 조성하여 전형적인 산지가람의 口字형 가람배치이다. 단청이 화려하고 채색이 뚜렷하게 보여 근래에 불사을 마친 모양이다.
수도권에서 접근이 용이하여 찾는 사람이 많겠지만 섬속의 절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고즈넉한 분위기도 조성하였으면 좋겠다.
청평사 금당 대웅전. 정.측면 3칸, 빗살 창호, 다포계 겹처마 맞배 지붕의 건물이다. 극락보전이 위치 했었다고 한다. 기단 장방형 석재와 소맷돌은 극락보전의 부재를 복원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소맷돌에는 태극문양과 측면에 대나무 처럼 보이는 기둥과 안상이 곱다.
대웅전 삼존불. 석가모니불. 좌우에 문수·보현 보살좌상이 협시하고 있다.
극락보전.
아미타여래좌상.관음보살. 대세지보살
극락보전 옆 주목. 수령 500년.800년으로 추정.
有客 ... 金時習 나그네 청평사에서 봄 산 경치 즐기나니. 새 울음에 탑 하나 고요하고 지는 꽃잎 흐르는 개울물. 때를 알아 나물은 자랐고 비 지난 버섯은 더욱 향기로워. 시 흥얼대며 신선골 들어서니 씻은 듯이 사라지는 근심 걱정. 2009.0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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