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깊었건만
심한 열병에 헤메이는 나를 어루만지 듯
산길의 봄은 저 멀리에서 아득하게 다가온다..
팔공산. 약사여래의 본산이다.
선본사에서 오르는 초입부터 약사여래불 염불이 산길을 감싸고있다.
힘들고 어려운 일상
그래도
좁고 경사진 길을 오르고 오르며 빌고 빌며 염원한다. 마음의 병을 고쳐달라고
내가 아닌 우리의 병을 치유해달라고...
한 분은 어디로 가셨나?
돈독한 신심을 지니신 고운 님들...
험한 세파, 산전수전 모두 겪은 노보살님.
아직도
못다한 사랑를 남겨주시려고 한계단 한계단 혼신의 힘으로 오르신다.
정성이고 모정이다.
갓바위 부처를 모시는 선본사.
조계종 직할 사찰이다. 갓바위 상,중,하단 구역중 하단 구역이다 (옛님의 숨결 게시판 답사기 참조요)
용왕각, 칠성각, 산신각이 있는 중단 구역.
시장한 참배객에게 공양을 제공하는 공간이기도하다.
상단 대웅전, 예불중인 스님, 오늘 따라 촛점이 스님에게로 향한다.
의지처가 필요해서일까?
마음의 봄을 찾기위해서겠지?
벌써 연등이 만개했다.
모두의 가슴속에 불을 밝혀주면 한세상 꿈처럼 보낼텐데
기다려주지 않는 생도, 야속하게 멀어져 간 님도 용서하고 이해하자.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나를 위해 숙이고 또 숙이고 우리를 위해 빌고 또 빌고
님은 아시겠지?
천년세월 동안 스쳐간 중생들의 염원을, 병을, 바램을...
그래. 속시원히 털어 놓으시게
그래서
시원하다면. 마음의 병이 치유된다면
사랑이고 그리움이며 작은 희망이다.
내몸 스러져 일어나지 못하더라도 널 위해 기도 하리라.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데, 우리는 늘 후회한다.
한 점 바람에 날라가버릴 것 같은 작은 체구에 파리한 자태
끝없이 이어지는 기도
내려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우린 너무 바쁘게 살고 있다.
미움도 사랑하기에 생기는 감정 아닌가?
옛인연은 잊으시게.
봄소풍 길 소녀처럼 종일 웃고 떠들고
진달래 보다 예쁘다던, 더이상 고아질 수 없다던 톡톡 튀는 멘트도
짓궂은 우스개 소리도
봄날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여유입니다.
가슴 팡팡치는 수인은, 천불을 소제시켜주는 천불수인으로 하면 어떨까요? ㅎㅎ
곱디 곱다고 하셨나요?
그래요
약사여래불을 찾아 또다시 길 나서보자구요.
길은 늘 변치 않고 우리를 기다리니까요.
산사에 울렸던 풍경소리 마음 속에 깊이 깊이 흐르게 살자구요.
살다보면 좋은 날 있겠지요.
잊을건 빨리 잊으야 하고...
봄날은 그렇게 그렇게 흘러 갔습니다.
2008.0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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