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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내친 걸음. 무을의 수다사로 발길 잡았다. 정말 봄볕이 곱다. 산야는 연녹이 움트고 봄기운을 머금은 대지는 앞다투어 고개를 내미는 푸르름에 자리를 내주고도 흥겨운 노랫가락이다. 언제나 즐거움으로 길위에 섰지만 이번 봄은 유난히 생채기가 심하다. 봄볕을 쐬게하는 고약한 시어머니에 대한 며느리 심정이 이럴까?
<<수다사 약지(水多寺略誌)>>에 의하면 신라 흥덕왕 5년(지금으로부터 1144여년 전)에 진감국사(眞鑑國師)께서 연악산 상봉인 미봉(彌峰)에 백연(白蓮)이 한송이 피어있는 것을 보시고 이곳에 절을 창건하시어 연화사(淵華寺)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淵岳山水多寺(연악산수다사)' 편액이 걸린 일주문(一柱門). 오늘따라 눈에 가득 들어온다. 알고 배운 모든 것을 버리고 들어가고픈 마음보다 차라리 절집 안에 벗어두고 빈머리로 나오고 싶다. 겨울이 엊그제인데 벌써 엄동을 잊어버리는 놀랍도록 단순한 생활이 무섭기조차 하다.
장기적인 안목은 고사하고 너무도 쉽게 판단하고 좋게 생각하는 사고영역이 한심스럽다. 기만당하고 농락당해도 오히려 미안해하고 주객이 전도되어도 싱글벙글이다. 남쪽가지 베개삼아 한숨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꿈이라고 했던가? 어쩌련가 이렇게 살아왔는데...
포대화상이 폼을 잡고 있는 주차장 계단을 오르면 수다사 중심영역인 대웅전 중정이 펼쳐진다. 대웅전은 맞배지붕에 전.측면 3칸, 겹처마 다포 형식이다. 최근에 중수,중건을 되풀이 했지만 1572년(선조 5)에 지은 건물로 알려져 있다. 참 한가로운 금당, 중정이다. 나는 지금 객일까? 승일까? 문득 반야심경이 절로 나온다. 마하반야바라말다심경관자재....
도리를 짧게 낸 까닭에 박공판이 측면과 근접하여 본래 용도인 빗물 방지가 어려울 것 같다. 팔작지붕에 활주처럼 보였지만 지붕과 겹처마 무게를 지탱하기 위하여 탱주를 사방에 세웠다. 초기에는 팔작지붕이었지만 절집 사정으로 후대에 맞배지붕으로 중건하지 않았을까?
평방에 돋을새김된 꽃무늬의 용도가 뭘까? 긴 나무못?
대웅전 내부 파련대공, 꽃문양 대공
음통이 없고, 상대에는 길상의 상징인 범자, 종신에는 상대에서 격리된 유곽, 보살상이 새겨진 동종은 1772년(영조 48)에 만든 것으로 현재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435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대세지보살과 관음보살을 협시불로 거느린 삼존불로 조성되었지만 대세지보살은 구미 원각사로, 관음보살은 대구 누봉암으로 보처를 옮겨 봉안되었다고 한다. 개금불사로 목불의 느낌이 들지 않지만 통견,나발,삼도, 상호에는 위엄이 보인다.
석가모니후불탱화. 원본은 현재, 김천 직지사의 성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수다사에는 모사본이 걸려있다.
"석가모니후불탱화(釋迦牟尼後佛幀畵)는 주존탱화(主尊幀畵)로서 폭(幅) 39∼40㎝ 정도의 세마포(細麻布)를 7폭 연결하여 종이를 여러 겹으로 배접(褙接)한 바탕의 중앙 연화좌에 석가모니불이 촉지인으로 결가부좌하고 있다. 좌우에 8명의 보살과 사천왕이 자리잡고 있는데, 보살은 석가모니불 좌대 양 옆에 홍연화를 들고 서 있는 두 명의 보살을 제외하고는 모두 합장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보살상의 위로 좌우에 제석천과 범천이 자리를 하고 있는데, 범천은 3목(目)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 외 상단에는 타방불, 10대제자, 신중 등이 에워싸고 있는 것으로 전체적으로 볼 때 이 탱화의 주제는 석가모니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설법하던 영산회(靈山會)를 그린 것으로 판단된다.
명부전. 대웅전을 측면을 바라보고 있다. 맞배지붕, 앞면 3칸, 옆면 2칸의 규모로 익공계 건물로 1750년(영조 26)에 중수하였고 1982년에 전면 중수하였다고 한다.
수덕사 대웅전, 거조암 영산전... 온기가 느껴진다. 한 동안 눈 감고 귀 막고 옆길 답사를 즐겼다. 깊은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겠다. 초심을 망각하고 외도를 하였다. 길이 아닌 줄 알면서 그 길을 걸었다. 아니 탐닉했었다. 그 기간동안 내실보다 외형을, 단순함보다 화려함에, 공부 보다는 천박한 논리로 포장했었다.
명부전 창살. 어칸은 띠살문, 좌우는 높이가 상이한 넉살문이다.
어떤 상징보다는 처음부터 외벽화를 염두에둔 구성이었을까?
외벽 반야용선도.
외벽벽화. 설화인지?
목조 지장보살좌상과 협시로 무독귀왕·도명존자가 봉안되었고,
그 주위로 시왕 10위, 인왕상 2위, 사자상(使者像) 등을 봉안하였다.
그냥 보아라. 말 없이도 평화롭고 고요하지 않은가? 인간은 봄이 왔다고 수다에 여념이 없다. 심지어 자기도취에 탐닉하여 자가당착에 빠진 줄도 모른다. 무엇이 이토록 변하게 하였을까? 정이라는 미명으로 화장된 무의식적, 표피적 쾌락은 찰나인데, 말릴 겨를도 없이 노예가 되어 정신적 공황상태처럼 여겨진다. 그 고통은 영원히 스스로의 몫이 건만......
떠나려는 나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 돌렸더니 우리 옛님이 손짓을 했다.
이 화상아!!
사랑, 미움, 만남, 헤어짐도, 얻어터지고 짓밟힘도 인연의 과정이니라!!!
2008.0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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