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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답사 그 동선의 마지막 목적지 무섬마을. 안동 하회, 예천 회룡포처럼 뇌성천이 마을을 휘감아 흘러가는 경북 영주시 문수면의 수도리 전통마을이다. 풍수형국으로는 매화낙지형,연화부수형으로 알려진 마을은 육지속의 섬마을이다.
안동이라는 문화재 보고의 잇점과 하회탈이라는 뛰어난 민속놀이를 품고사는 하회는 이제 대도시 저자거리를 방불케하는 상혼이 난무하여 발길 돌린지 오래되었고, 회룡포는 바라보는 마을이지 들마을은 아니다. 하지만 무섬마을은 아직 관광객이 발걸음이 요란스럽지 않고 번잡하고 얄팍한 상혼이 펼쳐지지 않은 유년의 고향같은 정경을 품은 한가로운 마을이다.
무섬의 주소는 정확히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水島里)다. 무섬은 '물의 섬'이라는 '물섬'에서 시옷(ㅅ) 앞의 리을(ㄹ)이 떨어진 형태로 알려져 있다. 마을은 반남(潘南) 박씨와 선성(宣城) 김씨 집성촌이며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고택 '만죽재'(경상북도 민속자료 제93호)의 기록에 따르면 무섬 마을이 생긴 것은 1666년이라 한다.
안동에서 반남 박씨 일가가 난을 피해 영주로 옮겨왔고, 16세손 박수가 무섬에 만죽재를 짓고 터를 잡은 이후 선성(예안) 김씨 일가가 박씨 문중과 혼인하면서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고 한다.
마을은 지나친 단장으로 고풍스런 정취가 묻어나지 않아 아쉬운 감이 있으며 문 닫힌 고택 대문 앞에서는 정겨움은 사라지고 짜증스런 중얼거림이 입속을 멤돈다. 쓸개 빠진 도둑들과, 얼치기 탐방객들로 인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여지지만 마을 입구에 해설사(마을 어르신들)가 상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린아이들이 고택 답사에서 얻는 공부보다 연로하신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가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마을앞 산에 올라 바라보면 하회,회룡포와 흡사한 풍경이다. 많은 고택이 문화재 자료로 등록되어 옛향기를 품고 있지만 너무도 조용하다. 사람이 사는 마을에는 활력이 넘쳐야 좋은데...
사립문을 밀치면 금방이라도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달려나올 것 같은 외숙모가 그리웁다.
사람도,바람도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사립문은 늘 열려야 제모습 아닐까?
뒷동산을 닮는다는 초가지붕은 대부분 까치구멍집이다. 그렇게 추운 지방도 아니어서 동네 어른들께 질문을 드리고 싶지만 골목길에는 철이른 잠자리떼의 유영만 한가롭다. 그나저나 현재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타개하신 후에는 초가지붕의 이엉은 누가 올릴까?
들어갈 때는 별 느낌 없었는데 나오는 길에 고개를 돌렸다. 계절에 따라 저아래에 놓인다는 외나무다리로 인해 눈길 한번 돌려지 않던 탐방객도 마을풍광과 더불어 다리를 촬영하기에 바쁘다.
새다리가 조강지처 일까? 외나무 다리가 조강지처일까? 별것을 다 연상한다. ㅎㅎ
무섬마을은 청록파 시인 동탁 조지훈이 혜화전문학교 재학시 이 마을 김뇌진씨의 딸 김난희와 결혼하여 마을을 배경으로 시 ‘별리’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아들과의 답사 마무리를 조동탁의 '별리'로 대신한다.
별리(別離) / 조지훈
2007.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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