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영동군

[스크랩] 영동...반야사

임병기(선과) 2008. 6. 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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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 황간면 우매리.반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로서, 안동 하회마을 풍수처럼 백화산에서 흘러내리는 큰 물줄기가 태극문양으로 산허리를 감아 돌면서 연꽃모양의 지형을 이루는 연꽃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이른바 연화부수형국이라고 한다.

반야사는 신라 성덕왕 27년(728년) 원효대사의 10대 제자중 수제자인 상원화상이 창건하고 고려 충숙왕 12년(1325년) 학조대사가 중수 하였다고 전한다. 

 

반야사는, 전설에 의하면, 세조가 이곳에 행차하여 체류할 때 문수동자가 나무사자를 타고 안내하여 가 보니 약수가 있어 그 약수를 마시고 병을 치료하였다고 한다.

절의 이름을 반야사라고 한 것도 절 주위에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한다. 그 전설을 뒷받침하는 전각이 계곡위 백화산의 빼어난 절경의 봉우리에 있는 문수전이건만 갈길을 재촉하느라 들리지 못했다.

 

 

산사라면 풍경소리가 은은하게 일주문을 내려오는 고즈넉함을 떠올리지만 발가 벗은 겨울 산사의 처연함도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다.  

꽁꽁 얼어붙은 진입로를 들어서니 무너질 듯 바싹 마른 일주문이 손을 내민다. 일주문은 그냥 그자리에 변함 없이 무념무상의 자세이건만 오늘은 내마음이 바쁜 탓에 감정마져 오무라든 모양이다.

 

 

용소에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은 내마음을 환하게 비추는 맑디 맑은 명경지수. 동선이 길다는 핑계로 서둘러 둘러보고 떠나려든 마음이 백일하에 노출된 듯하여 개울 건너 많은 인연들이 올려 놓은 작은 돌탑에 눈길을 돌려버렸다. 

 

 

반야사에 와서 묵으며(1)

 

절에와서 묵은지 오랜데 집생각이 전혀 안나는구나

산빛은 자리에 비춰 푸르고 대나무 그림자는 발에 들어와 성글다

맑은 시냇물은 깊은 골짜기에 소리내며 흐르고 힌구름은 파란 하늘 위를 떠간다.

스님은 하던 공부를 이미 끝냈는데 책상위에는 읽던 책이 그대로 남아 있구나.


 

좌측 부도는 특이하게도 편병 도자기처럼 앞뒤가 납작하게 방형인 석종형으로 된 탑신을 지대석과 팔각의 대석이 받치고 있고, 그 위에 옥개석과 팔각 간주(?)를 얹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요상하지 않은가? 옥개석이 복련이다. 그런 경우를 보았는가? 옥개석 위도 상륜이 아니라 팔각의 간주석 모습이다.

 

하여 지대석위에 복련의 옥개석과 간주석을 내려 얹고 현재의 팔각 대좌를 그 위에 올린 후 탑신을 올려보면 어떨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옥개석을 뒤집어 대좌 상대석으로 복원하면 자연스럽게 앙련이 될텐데...물론 이경우에도 탑신 상부의 홈은 의문이다. 전문가의 현장 답사가 요구되는 부도다.

우측  부도는 방형 지대석위에 석종형 탑신, 지붕돌을 올린 둔탁한 조선조의 일반적 형식으로 여겨진다.


 

반야사에 와서 묵으며(2)

 

대숲속 높은 절간 사람소리 적구나. 밤속에 시냇물 소리는 꿈속에 맑다

촛불은 가물가물 향은 꺼져가는데, 스님은 벽을 향해 앉았구나.

발에는 산들바람 불어오고, 달은 밝게 비친다.

 

(오늘날 거대불사 시주자인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의 선조가 반야사에 남긴 두 수의 시다.)


 

외벽에 팔상도가 그려진 대웅전의 석조 불상은 경주 남산 옥돌로 조성한 석불로 개금한 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전해 내려오며(?) 석가여래를 주불로 협시보살은 문수와 보현 보살이다.


 

극락전을 배경으로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배롱나무 두 그루와 잘 어울리는 석탑은 신라 양식을 계승한 고려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며 본래 석천 계곡 위로 1km 떨어진 "탑벌"에 있던 것을 1950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 복원한 것이라 한다. 지대석 위에 1층의 기단, 상륜부는 노반과 복발이 올려져 있다.
 
여름에 반야사를 찾아 오면 석탑과 어우러진 500살도 더 먹은 하얀 속살을 드러낸 배롱나무의 푸른 잎새속에 만개한 붉은 꽃을 볼 수 있을텐데......

 

1층 몸돌에 비해 2층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으며, 1층 옥개받침은  5단, 2·3층은 4단이며, 옥개석에는 지나온 역사의 생채기를 감싸안으려는 듯 누어 있는 푸른 이끼 틈새로 철지난 바위솔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대웅전 뒷편에 자리한 사모지붕 산신각이다. 사모, 육모, 팔모 지붕은 장식용 기와인 절병통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산신각에는 옹기 두 개를 포개어 올려 보는이에게 즐거움 을 준다. 사진 앞쪽에 내려 놓은 물건이 본래 절병통(사찰에서는 중생의 병를 구제하는 정병으로 인식하기도 한다)인 듯 하다.

 

기능, 상징성 뿐만 아니라 바라보는 재미도 솔솔한 절집 전각으로는 승주 송광사 세월각, 척주각,창녕 관룡사 약사전, 밀양 표충사 가람각,양산 통도사 가람각, 영주 부석사 선묘각 등이 있다.

 

2007.01.20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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