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경주시

[스크랩] 서라벌...마동리사지 삼층탑

임병기(선과) 2008. 6. 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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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인터넷 매체와 넘쳐나는 다양한 빛깔의 자료, 서적으로 배움의 기갈을 해소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도 도서관이 유일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무렵 우리석조미술에 관한 자료도 그렇게 많지 않은 현실에서 나는 진순호, 강우방, 정영호 세분의 저서를 여러번 열람했었다.  정영호 교수의 저서에서 읽은 내용중에 8세기 중반 통일신라 전형의 석탑을 언급하면서 석가탑의 맥을 잇는 탑은 청도 봉기리, 창녕 술정리 동탑, 갈항사지 탑과 경주 장수곡 탑이라 했었다.

 

나머지 탑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장수곡 탑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다.  '谷'에 사로잡혀 당연히 경주 남산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남산에서야 창림사지 탑이 가장 큰 탑이기에 의문만 더해 갔었다.

 


 

아주 오래전(?) 답사 초기에 미친듯이 헤매이었던 경주가 두려워지기 시작하면서 초기 구산선문 승려들처럼 경향각지 변방을 뒤지고 다녔다. 그만큼 숙제는 늦어지겠지만 경주는 은퇴 후 최종 답사처로 남겨두고 싶었다.

 

경주시 마동의 코오롱 호텔 뒷부락 논가운데의 절터에 있는 마동리사지 탑은 어느님의 말씀같이 여근이 뚜렷한 산을 배경으로 신라 전형을 두루 갖춘 단순하면서도 약해보이지 않으며 고운 자태를 간직한 탑이다.

 

석탑의 안내문을 읽는 순간 전기에 감전된 듯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많은 답사 특히 서라벌 매니아들에게는 일상적인 상식 수준이겠지만 김대성과 관련된 '장수사' 대목에서 장수谷임을 알고나니 흐린 겨울 폐사지가 청명하고 공활한 가을로 느껴지더라.



마동리사지는 "『삼국유사』 대성효이세부모(大城孝二世父母)에 나오는 장수사(長壽寺)로 알려지고 있다. 불국사를를 창건한 김대성은 사냥을 좋아하였는데, 어느날 토함산에서 곰을 한 마리 잡았다. 그날밤 산 밑의 부락에서 유숙하였다.

 

그날 김대성의 꿈에 낮에 잡힌 곰이 귀신으로 변하여 대성를 잡아서 먹겠다고 덤볐다. 대성은 이에 용서를 빌었더니 자기의 영혼을 위해 절을 세워달라고 하였다.

 

곰의 요구로 절을 세우겠다고 서약하고 잠을 깼는데 온 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이후부터 대성은 사냥을 하지 않게 되었다. 꿈을 꾸었던 자리에 몽성사(夢成寺)를, 곰을 잡았던 터에는  장수사(長壽寺)를 세웠다"고 한다.

 

2006.12.09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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