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영천시

[스크랩] 영천 / 선원동 철불...상상의 나래

임병기(선과) 2008. 6. 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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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동 철불을 알기 이전부터 자양 묘각사와 더불어 철없던 시절 선원동 냇가에는 추억이 서려 있다. 선원동 초입 과수원을 지나 다리 부근 자호천에서 직장동료들과 솥을 걸어 놓고 천렵을 즐기곤 했었는데 그당시에는 선원동 철불 존재조차 몰랐었다.

 

물론 문화재이정표도 없었지만, 90년도 초에는 그래도 우리문화유산에 관심이 높았음에도 목전에 두고도 인지를 못했다는 것은 당시 나의 답사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고도 남음이 있다. 아무튼 직장을 그만둔 동료의 아버지와 형님이 선원동에서 아직도 과수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저런 옛생각을 반추해보는 즐거움이 수반되는 선원동 철불 답사다.

 

                                                                임고 선정사 앞뜰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리 대환마을(마을 뒷산의 고리 모양으로 생겨 大環마을로 불리운다) 뒷편 절인지, 암자인지,초옥인지 구별이 되지 않아 오히려 맛나는 선정사 앞뜰이다. 들릴 때마다 인적은 끊겨도 중정은 한결같이 정갈하고 머릿방 새악시 같은 모습이지만, 안채 안방마님의 위엄이 서린 것은 닫혀있는 듯 항상 열려있는 철불좌상 기운 때문일까?

 

                                                             임고 선정사 철불좌상

 

목 접합, 팔목 복원을 제외하고는 온전한 모습의 철불 좌상이다. 우견편단, 삼도가 뚜렷하고, 심한 곱술머리와 살상투, 잘록한 허리, 근엄한 듯 하면서도 작은 입, 돌출된 젓꼭지로 인해 육감적으로도 다가오는 고려초기의 불상이라고 한다.

 

우리 옛님들은 나의 어줍잖고 오락가락하는 답사기에 현혹이 되어서, 이제 철불은 신라하대 선종의 유입과 더불어 유행한 불상이라는 것을 아실 것이다. 구산선문에 대해서는 택도 없는 패러디를 이 옛님방에 떠벌려 놓았으니 찾아보길 바란다.

 

아무튼 선종과 더불어 사찰에 출현한  문화사조가 조사당, 철불, 부도(울산 학성공원의 태화사지 부도는 논외로 한다), 이형석탑(다보탑은 논외로 한다)이며,  신라왕실 제도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중국 유학생들과 지방호족 세력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 선종사찰이 융성한 것으로 보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까닭에 선종계 사찰은 신라의 변방에 자리를 잡고 세력을 확장시켰으며 현존하는 문화유산도 경주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아주아주 재미있고 수많은 상상력과 소설을 전개할 수 있는 선종관련 문화유산이 울산 망해사지 부도 2기와 언양 석남사 도의선사 부도다.

 

그런 범주에서 임고 선정사 철불도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멋진 답사지가 아닐까?

 

2006.01.21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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