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고흥군

고흥...영오리 석조보살입상

임병기(선과) 2014. 8. 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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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오리 석조보살 입상을 답사 후 올린 사진을 삭제하면 좋겠다는 분이 있었다.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고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자체에  매장문화재 신고, 언론기관 보도, 학회지 발표 등의 순서를 거친 후 공개하면 좋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문화재에 대한 나의 주관은 한결 같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알아서 배워서 남주자!!!" 그 목적 하나로 시간과 경비 발품을 팔아 모두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특히 잊혀져 가고, 찾는 사람없는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애착은 유별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이 아는 문화재가 있다고 자랑한다. 나로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으며 더군다나 특정 사안을 두고 문화재를 타협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

 

오늘 답사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영오리 석조보살은 여러 답사 카페에 벌써 다녀온 사진이 게재되어 있으며, 또다른 카페에는 내가 읽을 수는 없지만 글도 실려 있었다. 즉 영오리 보살상은 1년전 부터 인터넷상에 이미 공개되었던 사진으로, 사전에 검색만 했어도 인지했을 문화재인데 괜히 사람 사이의  정을 흔들어 버렸다. 

 

공개. 비공개 여부에 대한 화룡점정? 특별 강좌도 개최되었다.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서 고흥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7월 30일 박물관 인문학강좌에서 영오리 현장을 방문했던 모교수님이 '고흥의 불교문화'를 주제로 강의가 있었다. 강의중에  영오리보살입상도 포함된 듯 영오리 보살입상 사진이 신문기사에 보도되었기 때문에 이제 모든 것 내려 놓고 편안하게 사진을 올린다.

 

 

두원면 영오리 영동마을 마을 입구 승강장에 주차후 승강장 뒤편 50m 지점 약간 경사진 도로변에 도로가 좁아진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그 골목길로 들어가서 우측 민가 앞마당을 통과하면 집뒤 대나무 숲에 자리한다.

 

영동마을 소개 글에는 예전에 영적사 사찰이 있어 선비들이 절집에서 공부했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영적사의 보살상으로 단정할 에비던스가 전혀 없다. 영오리 보살상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이미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지만 듣지 못했고 모카페에 등재된 글도 회원들에게만 공개되어 참고할 자료는 찾지 못했다.

 

첫느낌? 그냥 고려초기불상으로 다가온다. 경북 김천 은기리마애보살상. 왕건불상에 영향을 받은 광덕동 보살상.덕천리 관음보살상.의성 단밀 보살상 처럼 삼산형 관모를 쓴 보살입상과 천연성이 있어 보인다. 영남의 보살상은 고려초기 개경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고려왕조의 문화사조로 이해된다. 그런데 거의 한반도의 끝 영오리에 고려초기 그러한 목적의 보살상을 조성한 집단은 누구일까? 전혀 고려왕조와 연을 지을 단서를 찾지 못하겠다. 설상가상 양식적인 측면으로 이해할 능력은 언감생심이다. 그냥 느낌으로 고려초기 불상으로 보고 싶다.

 

그런데 이곳 두원면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용산리 관음보살상이 있다. 의자상?이라는 특별한 자세로 조성된 보살상으로 충청도 지방에서 유행했던 보관을 착용하고 있다. 이 불상은 고려후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전한다. 그렇다면 영오리 보살입상도 같은 집단에 의해 조성된 불상으로 볼 수는 없을까?  보살상 아래 별도석 대좌에도 발(?) 있었던 것 같은데 사진이 날라가 버려 못내 아쉽다.

 

인문학 강좌 내용과 왜 고흥에 이런 단독 보살상이 모셔졌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두광 내외에는 특별한 문양이 없다. 삼산형 관모 중앙에느 화불(?), 양쪽 끝에는 두 개의 짧은 관대를 표현하였다. 반달형 눈썹, 두 눈은 감은듯 뜬듯 코와 입은 훼손 약간 훼손되었다. 귀는 길어 어깨에 닿았다.목에는 삼도가 보인다. 법의는 통견, 오른손은 손등을 하늘로 하여 가슴에 두고 왼손은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내렸다.  헌데 왜 상호에서  백제불상의 모습이 스쳐갈까? 

 

 

 

 

 

20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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