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선본사 길목 원효암 표지석이 보인다. 마애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까닭에 스쳐 지나갈 수는 없었다.
668년(문무왕 8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오는 원효암은 한낮임에도 적막강산이다.
일주문도 없는 절집에서 가장먼저 반겨주는 사자루는 1942년 지어졌으며 좌측 1칸은 출입구, 중앙 1칸은 마루, 우측 1칸은 요사로 되어 있다.
'루'로 미루어 어느 시절에는 2층 구조였을 것이다.
주전각인 극락전은 팔작지붕,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근래에 중건한 모습이다.
수인으로 미루어 아미타불로 보이며 보궁형 닫집과 탱화에 붉은 빛이 짙다
산세와 어울리는 조붓한 산령각
극락전 뒤 축대에 기대선 소맷돌,
화마의 흔적이 보이지만 중건시 활용하였으면 좋았을텐데 제자리에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울 것이다.
삼층탑. 고려시대 탑으로 보인다.
기단은 석등 또는 불상 좌대 모습이다. 1층 탑신석도 탑부재는 아니고 불상 중대석 같다.
극락전 뒤 대숲을 지나 적당히 숨이 찰 무렵 바위에 조성한 마애불이 보인다. 감실을 다른마애불보다 다소 깊게 파고 연화대좌에 결가부좌이다. 통일신라시대 마애불로 전해오지만 정교하지는 않다. 무릎부분을 높게 돌출한 까닭에 습기로 이끼가 내렸다.
얼핏보면 영월주천 마애불을 새긴 바위같다. 얼굴은 윤곽만 보일뿐 마모가 심해 전혀 알아 볼 수 없다. 왼손은 무릎에, 오른손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듯 가슴에 둔 독특한 수인이다. 지방유형문화재임에도 안내문도 없다. 마애불의 가장 큰 특징은 연꽃속에 든 모습으로 조성한 것이다. 마애불 아래에 보이는 기둥모양은 연줄기이며 주형광배가 연꽃 봉오리 모습 아닌가?
2008.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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