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단밀면과 상주시 낙동면사이의 낙동강에 설치된 낙단보. 시행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사업 논쟁은 완료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나역시 모든 문제를 차치하고 백년하청이라했거늘 임기중에 마무리하려는 집권층이 너무 미웠다.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지표조사 등 준비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못한 폐해가 벌써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신문기사가 서글프다.
2010년 10월 8일 4대강 사업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진행하던 낙단보 현장에서 광배부분에 구멍이 뚫인 마애불이 도하 매스컴에 보도가 되었다. 마애불을 인지못하고 공사중에 일어난 실수라고 시공사에서는 해명했지만 문화재지표조사가 얼마나 졸속, 부실하게 이루어졌는지 여실하게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군다나 <문화재 지표조사의 절차 및 방법(제7조 관련)>에 따르면 "가. 육상지표조사'에서 '3) 탐문 및 설문 조사'는 '민속, 지명, 풍습, 관습 등에 관한 사항을 지역현황에 밝은 마을 원로 또는 관계인 등과의 면담 및 설문조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탐문조사도 없었음이 밝혀지고 설상가상으로 의성군청에서 주민들의 입단속을 시켰다는 흉흉한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 마애불과 관련된 이야기가 일파만파로 파장을 불러왔다.
광배옆 구멍을 막은 흔적이 보인다.
마애불은 발견이 아니라 1980년 도로공사 때 매장한 불상이라는 노인들의 증언에는 조계종, 환경단체 뿐만아니라 일반 시민인 나역시도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성장과 개발에 가려진 유신시절의 서글픈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불과 30년도 지나지 않아 백일하에 드러나는 사례이지 않은가. 개발독재의 명암을 타산지석으로 삼았다면 준공을 연기하더라도 역사에 길이 남을 치수의 사례로 이름을 남겼을텐데. 마애불이 한 기 더있다는 증언에 따라 발굴을 했지만 2011년 11월 존재하지 않는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우여곡절과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우리 곁에 나투신 마애불이다. '단밀마애선각관음보살좌상'은 어떨까? 사가들은 미륵보살로 보고 있으니 정식명칭은 무엇일가? 자료를 검색해보니 2011년 9월 경북도 유형문화재 432호 '의성 생송리마애보살좌상'으로 지정되어 있다.
마애불은 자연암벽에 선각으로 새겨져 있다. 불상의 양감을 살리기 위해 파낸 암벽이 마치 두광과 신광처럼 보인다. 두광 주위에는 화염문도 보인다. 복련의 대좌위에 결가부좌 자세이며 오른손은 연꽃을 들고 있고 왼손은 무릎위에 둔 수인이다. 머리에는 삼산관을 쓰고 있고 눈과 입술은 도드라지게 표현하였다. 목에는 삼도(이도)가 보이며 어깨는 각이 있고 법의는 분명하지 않으나 전체적으로 단아한 모습이다. 현장을 답사한 전문가들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미륵보살로 보고 있다.
2010년 5월 소신한 문수 스님의 유언장이 떠오른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폐기하라.
1974년 고교친구들과 찍은 흑백사진의 배경 그때 마애보살을 보았을까?
오늘은 마애보살을 배경으로 옛추억에 잠겨 저문 강가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2012.06.06 |
'경상북도 > 의성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성...용연리 석불좌상 (0) | 2013.07.25 |
---|---|
옛길을 걸었습니다 (0) | 2013.07.24 |
의성...치선리 삼층탑 (0) | 2009.06.21 |
의성...창길리 석불좌상 (0) | 2009.06.18 |
의성...중율리 왜가리 서식지.석불좌상. 삼층탑 (0) | 2009.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