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청주시

청원...영하리사지 모전석탑

임병기(선과) 2010. 2. 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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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돌고 돌아도 인기척이 없다. 추운 겨울 농한기에 외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을은 적막강산이다. 멀리서 마실 나오는 어르신을 발견하고 재빨리 접근하여 모전석탑을 탐문하였더니 다행히 알고 계셨다.

 

북이면 영하리 탑선이 마을에 위치한 영하리 사지 모전석탑은 개인집 담장안에 위치한다. 일제강점기에 석탑 기단부에서 나온 사리기에서 '용문산 흥복사(龍門山 興福寺)'라는 명문이 찾아졌다는 마을주민들의 말에 따라 흥복사지(興福寺址)라 불려지기도 하나 현재 마을의 주택지가 되어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영하리 사지에는 모전석탑 외에도 5기의 석불과 인왕상이 있었으나 현재는 행방이 묘연하며 마을 입구에 있었던 부도 탑신석도 1989년 도난 당하였다고 한다. 1975년에 조각이 우수한 석조여래좌상이 발견되어 현재 충북대학교 박물관에 보관 전시되고 있다.

 

영하리사지 석조여래좌상

 

"불상은 대좌의 하대·중대 및 상대의 절반이 결실되었으며, 불신은 완형으로 손상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하였으며 조각이 유려하다. 나발, 높은 육계가 있고 미간의 백호는 마멸되어 양각된 흔적이 있다. 눈은 반개하였으며 코는 마멸되어 낮고 양쪽의 귀는 어깨 가까이까지 길게 늘어졌다. 입은 작은 편이나 단정한 표현이고 양볼에는 살이 찌어 원만한 상호를 보여준다.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고 어깨는 좁은 편이나 가슴은 당당해 보인다. 법의는 통견으로 양팔에 걸쳐 가슴에서 허리 아래로 내리면서 옷주름이 U자형을 이루고 무릎까지 덮었다. 왼손은 여원인을, 오른손은 시무외인을 결하였는데 오른손 일부가 손상되어 있다. 무릎부분은 상체에 비하여 넓고 높은 편이어서 균형미는 없다.

 

방형의 대좌는 상대석의 반쪽만 남아 있는데, 본래는 2매석으로 조성된 것이나 현재 1매만 발견되어 불상을 받치고 있다.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으로 주위에 단판의 복련을 조식하였는데, 1면에 8판씩 모두 32판을 조각한 것을 보인다. 그리고 판내에는 귀꽃을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윗면에는 1단의 괴임을 조출시켜 불상을 안치하도록 하였다. 이 불상은 각부의 조각수법으로 보아 고려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석탑은  민가 마당에 있다. 옥개석 4개만 있고 옥신석 없어 원형을 알 수 없으며 남아 있는 옥개석들도 많은 손상을 입지만 본래는 오층탑이었다. 옥개석 상하면이 층단인 모전석탑(模塼石塔)의 유형으로 맨위 옥개받침은 2개, 나머지 층급은 3단이다.  조성시기는 모전석탑이 유행하던 고려초로 추정된다.

 

 

맨 위 옥개석에는 찰주공(擦柱孔)이 있어 5층 옥개석으로 보이며 층급받침과 크기로 미루어  모전석탑중 4층(?) 옥개석이 결실되었을 것 같다.

 

 

요란한 멍멍이의 아우성에도 열리지 않던 현관문을 밀치고 할머니께서 나오셔서 허락을 받아 마당안으로 들어 갔다.  탑에 난 구멍을 기자신앙의 흔적으로 판단하였으나 한국동란의 상흔이라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으며 본래는 옥개석이 하나 더 있었다고 첨언하셨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모전석탑이 없는가? 그렇다.  멀지 않은 충북 음성에 위치한 음성읍내리 모전석탑이 오버랩 되었다. 읍내리 탑과 영하리사지 탑은 동시대 동일인 또는 직계 장인의 작품은 아니었겠는가?

 

음성 읍내리 모전석탑

 

2010.02.06 

 

국립민속박물관 전국문화유적 총람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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