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용인 ...용덕사

이틀째 답사의 대미는 묵리 석조여래입상으로 계획했는데 느낌이 좋은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올라가는 지그재그로 경사진 포도가에는 수막새로 마감을 했다. 누군가의 엄청난 노력과 공덕이 듬뿍 우르나는 절집이다.   정갈한 분위기로 비구니 스님이 상주하시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텅빈 중정에 나지막히 깔린 저녁 예불 소리가 마음을 정갈케 한다. 2년전 김천 갈항사지에서 저녁 예불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까닭은 비구.비구니의 음색 때문일까?   전각에 모셔진 용덕사 석조여래입상은 이동면 천리 적동저수지 입구에 있었으며, 서낭당이나 장승식으로 동네 사람들이 모시던 것을 이곳으로 모셔왔다.    불상이 있던 곳을 퉁저골 또는 적지동 이라고 했는데 신라때는 거밀현(巨密縣) 관아가 있었던 곳이며 이 불상은 거밀현의 관아에서 모시던 불상이었다는 유래를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특이하게 오른손에 연꽃을 들고 있으며, 소발, 낮은 육계 목에는 삼도, 통견 이며 양쪽 팔에서 흘러내린 천의는 발끝까지 내려왔다. 수인은  통인으로 보인다. 예천 동본동, 거창 양평동 석불과 통하는 상이라고 한다.   도선국사(?)가 조성했다는 삼층석탑이다. 절에서 약 100m 정도 아래쪽에 있는데, 병란을 겪으면서 도굴되고 파괴되었던 것을 뒤에 조합해놓은 것이다.    목탁소리 낭낭하게 울리는 해질녘 절집이라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길. 탑에게 내마음을 들킨 듯 하다. 온건한 구석 하나 없는 내마음이나 생채기가 심한 그대 석탑이나 동병상련?   염불소리 그친 줄 모르고 하염없이 탑을 바라보는 등뒤로 인기척도 없었는데 "처사님 어떻게 오셨어요"라며 대웅보전에서 내려오신 예쁘고 작은 체구의 비구니스님이 말을건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안녕히 가시라며 총총걸음으로 종각으로 향한다. 법명도 여쭈지 못했지만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그렇게 헤어지고 말에게 채찍을 가하려는 찰나 들려오는 범종소리에 다시 말에서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떠나야하는 나자신이 밉다 너무너무...   2007.03.13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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